[아하! 워렌 버핏]버핏처럼 몰빵? 초보 투자자는 '인덱스 펀드'부터

입력 2012-09-18 10:33 수정 2012-09-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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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집중투자냐, 분산투자냐

워렌 버핏은 평생에 걸쳐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왔다. 여기에 덧붙여 그가 평생에 걸쳐 지키고 있는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집중 투자이다. 한 종목을 '왕창' 매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집중 투자는 그의 투자 인생 전체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가 정식으로 투자 인생에 뛰어들기 전인 1952년, 그는 자신의 보유 자금 1만 9,737달러(약 2,000만원)의 절반 이상을 가이코(GEICO)라는 보험주에 투자했다. 당시 그는 첫 번째 부인 수전 버핏과 막 결혼한 상태였고, 주식 운용 자금 1만 9,737달러는 사실상 그가 가진 돈의 전부였다. 자신의 가진 금액의 절반 이상을 한 종목에 넣은 것이다. 물론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이듬해 가이코 주식을 매도해 50% 가량의 수익을 냈다.

이후에도 그는 집중 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 코카 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등 그에게 고수익을 안겨준 종목은 예외 없이 집중 투자 방식이었다.

지금도 그는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나 신문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집중 투자를 열렬히 옹호하고 있다. 1996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보유 종목이 많아질수록 투자자가 기업의 수익성을 제대로 진단하고 투자하는 종목의 숫자는 줄어들게 된다. 이런 투자자들은 ‘한 바구니에 계란을 너무 많이 담은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으로 종목의 수를 늘리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종목에 분산하여 투자한다. 종목에 대한 지식 없이 이것저것 사들일수록 투자는 훨씬 더 위험해진다.”

또, 그는 수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개인의 큰 재산은 50개의 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쌓아 올려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뛰어난 기업을 가려낸 사람에 의해 쌓아 올려졌다. 분산 투자는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쁜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으면 시장의 모든 종목을 보유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수익은 평균으로 회귀한다."

버핏의 이런 말들을 접하면 '주식 투자=집중 투자'가 정답이고 개인 투자자도 집중 투자를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는 버핏의 발언의 전체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에서 빚어지는 오해라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버핏은 집중 투자는 고수익을 가져다 주지만 그것은 투자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전제를 깔고 말하고 있다. 버핏은 직장인, 자영업자 등 일반 투자자에게는 집중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그는 본업이 따로 있거나, 주식 연구에 충분히 시간을 내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법을 묻는 질문에는 언제나 '인덱스 펀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덱스 펀드란 여러 종목들을 묶어 분산 투자 상품인데, 요즘 유행하는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가 대표적인 인덱스 펀드이다. 예를 들어 ETF의 대표상품인 KODEX 200은 한국 주식 시장의 대표 종목 200개를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든 것으로 코스피 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이도록 짜여 져 있다.

왜 버핏은 왜 전문가에는 집중 투자를 권하는 반면, 초보자에게는 분산 투자를 권하는걸까?

그것은 투자 지식의 차이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서 한 종목에 집중할수록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실패 리스크도 높아진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도 증명돼 있다. 실패 리스크를 볼 수 있는 안목을 초보자는 갖기 어렵다. 그래서 버핏은 초보자에게는 분산 투자나 인덱스 펀드를 권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주식 시장에서 성공한 개인 투자자의 투자법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로 확인된다. 한국의 주식 시장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개인 투자자는 어림잡아 세자리수인 데, 이들 중 상당수는 처음에는 분산 투자로 시작했다가 투자 실력이 쌓이고 종자돈이 모이면 집중 투자를 한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성공한 개인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김태석씨는 “어떤 바구니가 튼튼한 바구니인지 알려면 먼저 바구니 검사를 오랫동안 해야 한다”며 “되도록이면 많은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하면서 공부하다 보면 1년에 한 두 번은 이거다 싶은 종목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럴 때 정말 세심하게 분석해서 집중투자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리해보면 주식 투자를 이제 막 시작한다면 보유 종목을 10개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투자 실력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 실력이 늘수록 보유 종목의 숫자는 저절로 줄어들 것이다.

이민주 버핏연구소장, 온라인 투자 전문지 핑크 페이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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