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예산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비율이 2035년에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수준(73.4%)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를 내다보면 국가재정 상황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표를 겨냥한 퍼주기식 복지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반값 등록금, 무상 급식, 무상보육등 나라곳간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표만 얻고 보자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포퓰리즘의 극치라는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대선 열기가 점점 뜨거워 질수록 포퓰리즘 공약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 책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이슈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는 점에서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보스턴대 로런스 J. 코틀리코프 교수와 투자자문사 투자전략가인 스콧 번스가 공동집필한 이 책은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재정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 그 이면에서 빚어지는 세대간 이해 다툼과 원인을 날카롭게 다뤘다.
미국의 공식 부채는 약 11조 달러라고 발표된다. 저자들은 이는 정부가 국민에게 지는 부채일 뿐 국민들에게 약속한 복지프로그램을 모두 이행하면 211조 달러의 부채를 지게 된다고 전망한다. 이들은 이를 근거로 “미국이 이미 오래전에 파산했다”고 강조한다.
뿐만아니다.미국의 소셜 시큐리티(Social security·사회보장연금)의 평균 지급액은 현재 1172달러다. 은퇴자 1명의 소셜 시큐리티 수표를 지급하려면 맥도날드 근로자의 노동이 1172시간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제도)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까지 고려하면 은퇴자 1명 부양에 맥도날드 근로자 17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 금융시스템과 건강보험, 세금제도, 사회보장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정책변화가 시급한데도 미국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해 기성세대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 책은 아무리 좋은 복지정책이라 하더라도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는 미래세대에겐 재앙이라는 교훈을 시사해 주고 있다.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