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이미지 명암] 야권 4인방

입력 2012-06-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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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이미지는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의상부터 외모, 말하는 습관까지 바꾸려고 애쓴다. 자신 이미지에 따라 정치적인 노선까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계 인사들은 정치인들이 ‘전략적 이미지’와 ‘내면 이미지’가 다른 모습을 띨 때가 많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원장, 정세균 민주통합당 전 대표 등이다. 이들은 전략적으로 강성 이미지를 만들었으나 내면 이미지는 부드럽다고 말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정치인들은 생존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강성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 합리적인 인물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야당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는 의미다.

여당 의원들은 전략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형성하려고 애써왔다. 이들 중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내면적으로 강성인 인물도 있다. 이재오 의원이 대표적이다. 과거 민중당 출신인 이재오 의원은 내면적으로 강성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면서 부드러운 면모로 바뀌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최근 계파를 위해 나서야 할 때는 강성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 안철수, ‘무소속’ 당선 전무 =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참신성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정치에 염증이 난 20·30세대나 486세대 등이 안 교수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 교수가 대선출마 입장을 늦추면서 민주당이 안달복달 야단이 났다. 경선 흥행을 일으키려면 안 교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안 교수와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영교 의원은 “민주당이 경선을 하면서 전국을 돌고 대박 흥행을 치면 안 교수의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입지가 약해지지 않으려면 당내에 들어와서 하는 게 좋다”며 안 교수의 입당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역대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례가 한 차례도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1992년 대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박찬종 전 의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으로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실제 대선에선 6% 득표에 그쳤다.

1997년 대선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500만표를 득표했으나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낙선에 힘을 실어줬을 뿐이다. 2007년 대선에는 고건 전 총리가 지지율 1위를 기록했으나 정치 참여 시기와 관련해 여권과 갈등을 벌이다가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문국현 후보는 비록 완주했으나 대선에서 5.8%로 4위에 그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 386세대가 이제는 486후반이나 586초반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좌파적인 정책은 부정하게 됐으나 너무 우클릭 성향은 받아들이지 못해 안 교수를 지지하는 것 같다”며 “안 교수가 중립적으로 비쳐져 적정”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친노’극복…동행 강조 = 부산출신 친노(친 노무현)인사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국정 전반을 경험했다.

다만 친노 세력은 확장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문 고문은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동행하는 정치’를 구호로 내세웠다. 성장과 분배를 선순환하는 성장전략을 마련했다. 성장과 분배를 구분된 개념이 아니라 ‘동행’하는 관계로 인식하겠다는 의지다.

문 고문은 역동적인 리더십 구축이 필수다. 당 내에서 일고 있는 ‘문재인-이해찬-박지원’ 담합론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대중정치에 발을 디딘지도 짧기 때문에 포용력이 절실한 과제다.

문 고문은 구 민주계 원로들과 인사를 나누며 인맥 넓히기를 시도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을 접촉하고 비노(비 노무현) 진영 의원들과 폭넓은 접촉을 이어갔다. 친노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문 고문의 싱크탱크인 ‘담쟁이포럼’에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담쟁이포럼의 대표는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맡았다. 연구위원장에는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위촉됐다. 발기인 300명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 의원 23명 중 이상민·임수경 등 친노로 분류되지 않은 이들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손학규 전 대표는 “문 고문이 대통령 비서실장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며 “자기 책임 하에 이뤄내고 만들어낸 걸 얘기해야 한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 손학규, ‘신사’ 넘어 ‘실적’자랑 = 손학규 전 대표는 신사적이며 귀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경기고-서울대(KS) 출신으로 서강대 교수와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민주당대표를 두로 지낸 경험 덕분이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삶은 전혀 귀족적이지 않다. 오히려 서민적이다.

이런 경험 덕분에 현역 정치인 중 좌우를 넘나드는 폭넓은 정치 영역을 갖췄다. 하지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게 발목을 잡기도 한다. 손 전 대표는 지난달 블로그에 “한나라당 전력이 지금에 와서는 ‘주홍글씨’가 돼 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제는 과거 이력을 더 이상 감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제는 그 ‘주홍글씨’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가시밭길을 맨발로 가야만 하는 길이더라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준비된 능력과 안정감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경기도 지사 재직 당시 전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4년 동안 100만개였는데 일자리를 4년간 74만개 창출한 실력과 능력을 보여줬다”고 자랑했다.

손 전 대표는 “손학규가 진보주의자면서 경기도지사를 할 때 진보도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실적을 보여줬다”며 “진보도 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조경태 의원은 “손 전 대표는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고 나름대로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며 “단점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에서 넘어오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신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김두관, ‘스토리 갖춘 후보’ = 김두관 경남도지사에게는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그는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욘드(beyond) 노무현’을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나 부하가 아니다. 패밀 리가 아니라 범친노”라고 차별화를 꾀했다.

김 지사의 장점은 경남 남해군 이장, 남해군수,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하고 경남도지사까지 경험하면서 스토리를 갖췄다는 점이다. 공직·당직 선거에서 11전5승6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그는 3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고, 3번째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김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면서 도지사직을 내놓기로 한 부분이 자장 큰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김 지사는 경남도민들에게 무소속을 유지하고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약속을 한 차례 어겼다. 이번에는 대선 출마를 놓고 두 번째 약속인 임기 완료도 지키지 못할 판이다. 중도 사퇴가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또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최대 과제다.

김 지사는 경남지사 중도 하차에 큰 부담을 갖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경남도의 의석 배분을 보면 그 전보다 더 나빠졌다”며 “김 지사가 처해진 상황에서 도정을 이끈다는 게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대선 출마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자치분권연구소와 생활정치포럼 등 대선 캠프를 가동하고 있다. 친노 중진인 원혜영 의원이 중심에 서 있다. 이강철·윤승용 전 청와대 수석, 김태랑·김재홍 전 의원 등도 합류했다. 그는 ‘계층이동이 자유로운 공평사회’를 주장했다. “공평은 경제적 차별을 완화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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