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중등직업교육 허와 실]특성화高가 ‘취업 만능高’라는데…직업의 質은 "글쎄"

입력 2012-06-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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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취업률 높이기 안간 힘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특성화고 졸업자의 취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뛰는’ 정부의 보폭에 맞춰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은 특성화고 출신 졸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채용과 인턴십 제도를 내놓고 특성화고 출신 모시기에 들어갔다.

민관의 합심 때문일까. 정부의 특성화고 목표 취업률은 최근 3년간 매해 2~3배씩 늘어나고 있고 올해 취업 목표율을 60%로 상향 책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특성화고 학생들의 선택권이 박탈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매년 배수로 올라가는 취업률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특성화고 취업률에 대한 통계가 ‘숫자놀음’에 불과할 뿐 지속적으로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 취업률은 미비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일부의 이런 지적에 대해 정부는 특성화고의 원목적은 대학진학보다 취업이 먼저고 고졸 취업 통계 또한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 특성화고, 취업률은 높지만 만족도는 ‘글쎄’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2012년 주요업무계획’을 통해 특성화고 출신자의 취업 활성화를 주요핵심과제로 선정했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대였지만 정부는 올해 목표 취업률을 60%까지 높여 잡고 취업률 높이기에 돌입했다.

또 특성화고 교육과정을 취업중심으로 재편하고 ‘체제개편 권고제’를 도입해 취업 기능이 부실하거나 일정규모 이하인 특성화고는 학교 자체를 일반고로 바꾸겠다는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정부가 최근 2년간 펼친 특성화고 취업률 올리기 정책은 수치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2년전 20%대였던 취업성공률이 40%대를 넘어 올해는 60%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바램대로 특성화고 취업률은 통계 수치상 눈에 띄는 상승폭을 보였다.

최근의 높은 취업률은 정부의 뒷받침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정부는 특성화고에 올해부터 산업체 경력자와 취업전문가 등 1000여명을 배치하고 특성화고를 위해 대기업과 공기업의 청년인턴쉽은 물론 채용박람회도 거의 매달 개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7개월간 특성화고 출신 졸업자의 취업률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고졸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어 고졸 출신자들 중에서도 일부만이 정부 정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고졸자는 4년제 대졸자의 77.5%~79.4% 수준의 임금을 받는 상황이어서 취업 이후 임금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도 큰 것으로 각종 조사결과 나타나고 있다.

◇ 취업이나 하라고? 난 대학가고 싶은데…

최근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황모(20)양은 최근 특성화고가 ‘취업 만능고’로 불리는 것에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글쎄요…저도 그랬지만 제 친구들도 특성화고 진학은 취업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라며 “요즘은 취업하려고 특성화고를 가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송모(22)양은 “ 10반 중에 취업반은 2반 뿐이었다”면서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단순 사무직 밖에 할 수 있는것이 없는데 누가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하려 하겠느냐”며 학력위주의 취업이 특성화고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고졸 채용 기업들은 고졸자에게 부가가치가 낮은 판매와 기능공 단순노무 업무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고용노동부의 ‘고졸 청년층 일자리 상황 현황’에 따르면 고졸 취업자 중 기능 기계조작 단순노무 종사자는 38%, 서비스 판매 종사자는 32.8%로 나타나 현장에서 고졸자들이 느끼는 낮은 업무 만족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성화고 취업 대책이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일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진학상담교사는 “정부정책에 따라 예전보다 취업이 잘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업 등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직장보다 중소기업이 많고, 그렇다 보니 취업했던 학생들도 안전감을 느끼지 못해 쉽게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교사는 “취업한 학생들 중에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다”며 질높은 일자리의 확충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2011~2020 중장기 인력수급전망과 정책과제’를 통해 2020년이면 고졸자가 32만명 부족하고 전문대졸과 대졸자는 각각 22만명 26만명이 초과 공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졸자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일자리는 대부분 서비스직과 단순노무직 등으로 한정해 정부 스스로 고졸 일자리에 대한 한계를 정해 놓은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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