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업 '좌초 위기'

입력 2012-05-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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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주량·가격 지표 뚝뚝…해양플랜트도 수익성 '빨간불'

세계 조선산업 1위 국가인 대한민국 조선업이 위기다. 글로벌 조선 시장의 침체가 장가화하면서 수주 잔량과 선가지수 등 글로벌 조선시장 현주소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10년전 수준까지 떨어진 탓이다.

2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글로벌 수주 잔량은 1억970만CGT(재화중량톤수)로 지난 2006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올해 절반 이상이 인도될 것을 감안하면 올 연말에는 2003년에 기록한 5040만CGT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가지수 역시 134로 지난 2004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선가지수가 가장 높았던 2008년에 발주된 1만3800TEU급 컨테이너선이 당시 1억7000만 달러에 거래됐다면, 현재 선가는 이보다 30% 낮은 1억1500만 달러 수준인 셈이다.

통상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조선업계 특성상 수주잔량 급감은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수익성 ‘빨간불’ 켜진, 국내 조선업계= 유럽발 재정위기로 상선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고부가가치인 해양플렌트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역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산화율이 저조해 실속이 적기 때문이다.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의 경우 국산화율이 90% 이상인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경우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양플랜트 중 드릴십의 핵심인 드릴링 머신은 미국과 유럽 부품업체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달성한 수주액은 총 293억 달러 중 50% 수준인 기자재 부문 선가 146억 달러가 고스란히 해외 업체에 로열티로 지불됐다.

드릴십의 경우 수입에 의존하는 드릴링 시스템이 전체 선박 가격의 25%를 차지한다. 통상 5억달러짜리 드릴십을 수주하면 이 중 1억2500만달러 가량이 국외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가가 급락한 지난 2009년 이후 저가에 수주한 선박들의 인도가 올해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이로 인한 수익성 타격도 불가피 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3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2% 감소했다.

◇조선업 위기로 철강업계에 불똥= 조선업계는 수주 가격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철강업계에 후판가격의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선박 건조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을 내려야 어느 정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도 1분기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나는 등 철강업계도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다. 이에 철강업계는 “조선사의 후판가격 추가 인하 요구는 명분이 없다”며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선업계는 1분기 후판가격을 톤당 7만원 낮춘 데 이어, 또 다시 톤당 5만원 수준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조선사들이 후판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는 해양플랜트 부문에 집중하다 보니 수요가 줄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 분을 제품에 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4220억원)은 지난해 1분기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며 현대제철은 11년 만에 영업이익률이 4%대로 추락했다. 동국제강도 후판부문에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 수요처인 조선업계의 위기가 고스란히 철강업계에 전달되고 있어 조선·철강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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