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인사이드]후보자들 "튀어야 산다" 유권자 시선끌기 안간힘

입력 2012-04-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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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 감정표현 팬터마임·클래식으로 조용한 선거·거리 청소하며 클린유세도

4·11 총선에서 여·야 정치인이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독특한 안간힘을 썼다. 새누리당의 한 후보는 나이를 무시한 채 과감하게 상의를 벗는가 하면 자신의 하루 일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임금님 의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친 후보도 눈에 띈다. 야당도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팬터마임을 통해 자신의 의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세차량 준비할 돈이 없어 자신의 차량을 개조하고 가야금 연주자를 초청해 유세장에서 가야금 소리를 들려주며 시선을 끌었다. 현장을 돌면서 빗자루로 거리를 청소한 후보도 있다. 특히 공천에 탈락한 후 무소속 출마를 사죄하면서 유세를 펼치고 있는 후보도 등장했다.

◇ 與, 당선위해 옷도 벗는다(?) = 새누리당 후보들이 다양한 홍보기법을 동원했다. 대구 북을의 서상기 후보가 눈길을 끈다. 서 후보는 1년 전부터 몸짱 만들기에 돌입해 이번 총선을 위해 옷을 벗었다(?). 서 후보는 근육이 잘 잡힌 상반신 나체 사진을 자신의 캠프 건물 외벽에 내걸고 홍보물에도 담았다. 올해 66세인 그는 이 같은 노출 홍보를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지역구 주민들을 내 몸처럼 아끼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서울 강서을에 출마한 김성태 후보도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렸다. 김 후보는 ‘메리야스’에 파자마를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국회의원의 하루’라는 동영상에서 이런 옷차림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변기에 앉아 신문을 보는 등 일상을 적나라하게 까보였다. 18대 국회의원으로서 정신없이 바쁘게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다.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손녀딸인 김을동 후보(서울 송파병)는 태극기를 온몸에 두른 채 유세했다. 그의 선거운동원도 모두 마찬가지여서 유세장은 태극기 물결을 이뤘다. 김 후보는 “할아버지 김좌진과 아버지 김두한의 대를 이은 사명감으로 임하겠다. 독립 운동하는 정신으로 선거운동하겠다”면서 애국심에 호소했다. 주민들과 만나면 거수경례를 하면서 ‘충성’을 외쳤다.

임금님 복장을 한 후보도 있었다. 불모지인 광주 서을에 도전장을 낸 이정현 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 이 후보는 임금 복장으로 주변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임금 옷인 붉은 강사포를 입고 임금 모자인 원유관도 갖춰 썼다. 복장은 임금인데 이동수단은 서민이다. 이 후보는 임금 복장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가 높았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도 이 지역에서 같은 복장으로 선거운동을 벌인 바 있다.

황소 한 마리와 대동한 채 유세한 후보도 있다. 충북 제천단양의 송광호 후보는 ‘황소 같은 뚝심’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황소와 함께 유세를 펼쳤다. 살아있는 진짜 황소는 아닌, 송 후보의 홍보특보가 파란 황소 캐릭터 탈 인형을 쓴 것으로 생김새가 귀여운데다 지역을 돌며 넙죽 절을 하는 등 재롱을 부려 유권자의 호감을 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 야당·무소속, “튀어야 산다” = 야당과 무소속은 유권자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존 틀을 깨려고 하기 때문에 튀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진을에 출마한 김정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당 고유색인 노란색을 벗어던졌다. 그는 노랑점퍼 대신 핫핑크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현수막과 홍보전단도 같은 색이다. 김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로 뽑힌 후보인 만큼 다른 당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해 당 고유색을 선택하지 않고, 좀 더 눈에 띄기 위해 핫핑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같은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뛰고 있는 차재원 후보는 부산시민에게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차 후보는 롯데 자이언츠 특유의 ‘마’를 응용해 “부패정치 마! 돈 정치 마!”라고 연신 외치며 출근길 선거운동을 펼쳤다.

부산진갑 내 무소속인 정근 후보는 ‘당근 탈’을 제작했다. 선거운동원들은 당근 탈을 쓰고 거리 유세에 나서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근은 먹고 정근은 찍고’라는 표어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 포천·연천의 이철우 민주당 후보는 자신의 기호와 이름이 들어오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재킷을 입고 선거전을 펼쳤다.

부산 남구갑에 출마한 무소속 장재완 후보도 이색 퍼포먼스를 펼쳤다. 장 후보는 지난달 31일과 1일 부산 남구 대연동 인근에서 대사 없이 몸짓 표현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연극 요소인 팬터마임을 선거운동에 도입했다. 그는 “지킬 수 있는 공약만을 이야기하고 실천하겠다”며 ‘석고 조각상 마임’과 ‘청동 자전거 코믹마임’으로 승리의지를 표현했다.

녹색당 구자상 후보도 조용한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구 후보는 해운대 기장을에서 로고송 대신 팬클럽 회원이 선물한 클래식 음악이나 자신의 기타연주를 틀어 놓고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녹색당의 정체성에 맞게 유세차량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오디오를 작동시키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방독면과 방제복을 입고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요구하는 선거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선거유세단 20여명이 시한폭탄 모형으로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색 퍼포먼스, 유권자 ‘각인’ = 선거운동이 창의적인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청년당 박주찬 후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3000만원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하면서 장어구이 장사를 하는 아버지의 트럭을 직접 용접해 선거유세차량으로 개조했다.

민주당 김영태 후보(경북 상주)는 대구시립국악단 수석 가야금 연주자가 이끄는 음악단을 초청해 유세장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이색 선거운동에 나섰다. 김 후보는 선거용 명함 또한 선거철만 되면 지역을 찾는 철새 정치인이나 낙하산 후보 등을 풍자한 만화로 제작된 이색명함을 돌려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같은 당 소병훈 후보(경기 광주)는 ‘광주올레’라는 이름으로 잠을 자지 않고 선거를 치르는 이색 선거운동을 펼쳤다. 선거운동을 위해 지역 현장을 방문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인사드리다가 집으로 귀가하지 않은 채 그 지역 마을회관 등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광주올레’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정통민주당 전석원 후보(경기 성남 수정)는 산성역 일대에서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청소하며 각오를 다졌다. 전 후보는 “지난 4년 MB정권의 과오와 새누리당의 잘못을 깨끗하게 쓸어버리겠다는 의지로 유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석고대죄형도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공천 탈락으로 민주당을 떠난 3선의 조배숙(전북 익산을) 무소속 후보는 ‘석고대죄’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조배숙 석고대죄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무릎을 꿇은 채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무소속 권철현 후보(경남 진주갑)는 봉곡동 오죽광장사거리에서 한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농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고 싶다”며 소와 함께 유세하는 한우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다. 당초 권 후보 측은 소 한 마리를 몰고 2㎞ 떨어진 중앙유등시장까지 이동하면서 유세할 작정이었지만 여러 사정을 감안해 소를 실은 차량과 권 후보가 탄 유세차가 함께 시내를 도는 정도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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