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대기업 성장에도 '황의 법칙'…5년새 자산 2배 불어나

입력 2012-03-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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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자산증가 가속화

최근 국내 대기업집단에서 자산증가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35개의 자산총액 규모가 매년 평균 130조원씩 증가하면서 최근 5년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속도라면 오는 2017년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들의 자산규모가 2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 이론 중 하나인‘황의법칙’과 유사한 법칙이 국내 대기업집단 성장 속도에도 생겨나는 것일까.

◇재계의 특별한 법칙 =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5년간 대기업집단으로 연속 지정된 35개 그룹의 자산총액(매년 4월1일 기준)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그룹의 자산총액은 2011년 1189조원으로 지난 2007년 672조원과 비교해 77%가 늘어났다. 연도별로 보면 연간 자산총액 증가분이 매년 평균 1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672조원에서 이듬해 775조원으로 103조원이 증가한 후 2009년에는 955조원으로 180조원이 늘었다. 2010년 1035조원으로 80조원만 증가하며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해 1189조원으로 연간 증가분이 154조원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고 하면 국내 주요 35개 그룹의 자산총액은 오는 2017년 2000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또 대기업집단들의 자산 증가속도가 유지된다고 하면 자산총액 규모가 5년마다 2배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띠게 된다.

그룹별로 보면 국내 대기업 1위 삼성그룹은 지난 2007년 12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30조9000억원으로 101조9000억원(78.9%)증가했고,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는 2007년 66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26조7000억원으로 60조5000억원(91.3%) 확대됐다. SK그룹은 2007년 60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7조원으로 36조7000억원(60.7%) 늘었고, LG그룹도 52조4000억원에서 90조6000억원으로 38조2000억원(73%)까지 늘어났다.

롯데그룹도 두배 이상 자산을 늘렸다. 2007년 40조2000억원이었던 자산이 지난해 77조3000억원으로 37조1000억원(92.4%) 확대됐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큰 자산증가율을 보였다. 포스코는 2007년 32조7000억원에서 작년 69조8000억원으로 37조2000억원(113.8%) 자산이 증가했고, 현대중공업은 2007년 20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4조4000억원으로 16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21조6000억), 한진(11조2000억), 한화(13조7000억)그룹 등도 50~90% 가까운 자산증가율을 보였다. 10대 그룹 이외에는 STX가 2007년 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2조원으로 16조1000억원(273.7%), OCI가 3조1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209.2%) 증가해 각각 5배,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이(153.2%), KCC(113%), 효성(111.5%) 그룹 등도 두 배이상의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기업이 자산을 늘리는데 주로 사용한 방법은 M&A를 통한 계열사 신규회사 편입이다. 기존 사업조직의 재편이나 기존 업종 관련 분야의 진출과정에서 계열사로 편입, 또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로 편입해 자산을 불렸다.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STX는 조선과 해운 부문의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전체 자산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2007년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 아커야즈(현 STX Europe ASA)를 인수했다. 국내 조선사로선 사상 최대 규모였다. 아커야즈는 인수 당시 매출액과 자산이 각각 6조5000억 원, 6조원에 달했던 대형선사다.

효성그룹은 지난 2008년 시공능력 평가순위 45위 진흥기업을 인수했고, 지난 2009년 엘지는 지투알을 인수했다. 지투알은 HS애드(구 LG애드) 를 비롯하여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광고회사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SK그룹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고, 현대백화점은 새로넷 방송을, CJ그룹은 온미디어를 인수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자산 확대가 이뤄졌다. 또한 이 기간 동안 대기업들은 대규모로 계열사를 편입하면서 자산증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SK는 52개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고, 포스코도 46개 회사를 편입했다. 롯데는 41개, CJ도 40개, LG와 GS도 각각 38개, 37개의 계열사를 편입했다. 현대차와 효성도 각각 32개, 26개 회사를 편입하면서 자산확대가 이뤄졌다.

◇대기업집단 복귀 잇따라 =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8년부터 경제규모 증가 등을 고려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총액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당시 61개였던 대기업기업집단수가 41개로 줄어들었다. 자산 규모가 5조원 아래인 20개 그룹이 상호출자와 채무보증금지 부담에서 벗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 3년간 대기업집단에서 빠져나갔던 20개 그룹 중 8개 그룹이 다시 공정거래위원회와 조우를 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재계순위 14위였던 한라그룹도 15년만에 다시 대기업집단 지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는 상당수의 중견그룹들이 최근 3년새 자산총액을 갑절이상 늘린 셈이다.

우선 오씨아이가 지정에서 제외된 후 1년만에 자산규모를 4조원이상 늘리면서 다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현대산업개발도 자산이 1조원 늘어난 5.7조로 집계되면서 다시 공정거래법을 적용 받았다. KT&G도 1년만에 다시 대기업집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에는 부영그룹과 하이트맥주가 대기업집단으로 복귀했다. 부영그룹의 자산규모는 지난 2008년 5조원을 밑돌았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2010년 지정당시 9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하이트맥주도 자산규모가 6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대성그룹과 태광그룹, 유진그룹이 돌아왔다. 대성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질 당시 3조3000억원의 자산규모를 기록했지만 2010년말 기준으로 5조8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태광그룹도 3년새 3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유진그룹은 2007년말 3조1000억원이던 자산규모가 2010년말에는 5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한라그룹과 교보그룹이 대기업집단에 다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한라그룹은 만도의 급격한 성장으로 지난해말 현재 자산총액이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교보그룹도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금융그룹 등과 함께 금융계열 중에는 3번째로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릴 예정으로 매년 대기업집단수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사상 최다” = 올해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사수가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3월 현재 국내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는 1667개다. 다음달 한라그룹과 교보그룹이 새롭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이 되면 그 계열사수는 169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역대 최다 계열사수인 1680개를 웃도는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3월말까지 각 그룹별로 자산규모를 조사한 후 4월초에 대기업집단을 지정할 예정”이라며 “한라그룹과 교보그룹이 새롭게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상향 조정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 4년만에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자체가 한국 기업들의 성장 속도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현실에 맞는 기업규모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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