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이대로 주저앉나

입력 2012-02-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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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래 첫 연간 영업적자로 위기…기사회생 프로젝트로 부활 모색

세계 게임업계의 카리스마, 일본의 닌텐도가 무너지고 있다.

“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것”, “한국은 왜 ■■■ 게임기 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느냐”며 이명박 대통령이 부러워했던 주인공 닌텐도가 말이다.

닌텐도는 원래 화투를 만들던 일본 교토의 전통기업이었으나 1949년 가업을 이어받은 야마우치 히로시가 장난감 개발로 눈을 돌리면서 세계적인 게임기 제조업체로 대성공을 거뒀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닌텐도 DS 시리즈로 승승장구했지만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밀려 시장을 내주면서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11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도 모자라 지난달 26일에는 1981년 이후 처음으로 450억엔의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적 충격에 1월27일 닌텐도의 주가는 7년10개월 만에 1만엔대로 추락했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이대로라면 몰락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닌텐도 DS’와 ‘Wii’ 등의 인기 게임기를 차례로 투입하면서 글로벌 게임시장을 평정하던 것은 과거의 영예일 뿐이라는 인식이 사내에도 깊게 뿌리박히고 있다는 방증이다.

닌텐도의 몰락은 기록적인 엔고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작년 8월 파격가로 인하한 신형 게임기 ‘닌텐도 3DS’의 참패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닌텐도 3DS 가격은 작년 2월 출시 때만 해도 2만5000엔이었다.

그러나 판매가 예상 외 부진을 보이자 이와타 사장은 일대 도박을 벌였다. 일단 게임기 보급만 확산하면 3DS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계산 하에 1만엔을 과감하게 깎은 것이다.

결국 닌텐도 3DS는 ‘팔수록 손해’인 제품으로 전락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3DS는 작년 연말부터 올초까지 200만대가 팔렸고, 총 4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미 파격가 인하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닌텐도는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작년 9월부터 대대적으로 비용절감 캠페인을 펼쳤다.

소소한 복사 및 프린트에서부터 전기세에 이르기까지 비용절감은 사내 화두로 자리잡았다.

더 나아가 닌텐도는 그동안 성역이었던 보너스에까지 손을 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타 사장은 신년사에서 “지금같이 수익성 밸런스가 깨진 상태가 계속되면 보너스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닌텐도의 보너스는 일정 성과나 단체임금협상으로 정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일본 최고 수준을 고정액으로 지급해왔다. 수입이 안정적이어야 일도 안심하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회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닌텐도 직원들은 이와타 사장의 발언이 통상 4.3개월분의 급여(약 160만엔)를 제공하는 여름 보너스분부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닌텐도가 아니다.

닌텐도는 현재 대규모 기사회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제2의 도시인 교토시 미나미구에 위치한 본사 인근에 총 300억엔을 들여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있다. 센터는 연면적 5만㎡, 지하 1층·지상 7층짜리 건물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닌텐도는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개발자 10000명을 이곳으로 불러모아 3DS용 등 경쟁력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요새로 자리매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타 사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세상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을 우리가 가능케 하자”며 “올해는 닌텐도가 다시 이노베이션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해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닌텐도는 3DS에 잇는 야심작 ‘Wii U’로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Wii U는 오는 6월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열리는 국제게임박람회 ‘E3’에서 전모를 드러낸다.

닌텐도의 회생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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