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태양광]공급 과잉에 ’빛’잃은 태양광…하반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입력 2012-02-13 09:11 수정 2012-02-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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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모듈값 폭락…국내기업들 경쟁력 갖추려면 공정기술개발·수직계열화 필수

국내 대기업들의 태양광 사랑이 뜨겁다. 주요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설정,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부터 불황에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대부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 산업이다. 때문에 최근 불황이 길어지자 SK케미칼, LG화학 등 일부 대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철수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태양광 사업에 ‘올인’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한화그룹과 웅진그룹이 대표적이다. 특히 웅진은 최근 태양광 사업을 위해 주력계열사 웅진코웨이까지 매각한 상황이다.

과연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태양광 사랑이 결실을 볼 수 있을까. 이를 위한 전체 태양광 시장의 전망과 우리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알아봤다.

◇“급격한 시장 가격 하락세가 문제”=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의 성장성에 주목한 기업들의 과잉 투자 때문이다. 너도 나도 태양광에 투자하고 제품을 생산해대니 공급 과잉이 되고, 이는 곧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불황은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재고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모듈 재고는 약 7GW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태양광 산업의 쌀’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초 킬로그램당 80달러 선에서 같은 해 말 2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때문에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KCC,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 특히 KCC와 웅진폴리실리콘은 공장 가동까지 멈춘 ‘최악’의 상태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단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모듈 가격 역시 지난해 초 와트당 1.6달러 수준에서 최근엔 0.9달러대까지 급격히 내려갔다.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이 울상을 짓는 이유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공정효율을 상승시키는 속도보다 시장 가격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가격 하락 자체가 아니라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시장, 올해 하반기께 회복 전망= 그렇다면 태양광 시장의 불황은 언제 끝이 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올 하반기를 그 시점으로 점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계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공급과잉 문제도 일부 해소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에버그린솔라 등 여러 해외업체들이 파산신청을 했고, 썬파워 역시 토탈에 인수되는 등 업계가 경쟁력 있는 업체들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도 “올해 태양광 발전시장이 약 3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때문에 한 분기당 모듈 7GW 정도가 설치된다고 보면 1분기 말이면 지난해 재고 전량을 소진, 공급과잉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럴 경우 일부분 업황이 활황기에 접어든 것으로 봐도 된다”면서 “또한 보통 태양광 설치가 1~3분기 사이 집중적으로 설치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6월로 연기된 독일의 보조금 삭감도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올 상반기에 집중적인 태양광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이 최근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점도 국내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저가 제품으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공급 과잉을 이끌었다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중국이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전력비, 생산능력 등을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 약 20개 업체들만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게 한 정책 발표도 호재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물량 공세를 펼쳤던 중국이 잠잠해지면 국내 기업과 대만 기업들이 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태양광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들의 과제는?= 국내 기업들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대부분 후발업체에 속한다. 폴리실리콘 업계 2위권인 OCI를 제외하면 대부분 글로벌 톱10안에 드는 기업이 없다.

태양광처럼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장치 산업에서 후발업체가 선두업체를 따라잡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OCI와 같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체질 변화를 하지 않고선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업체들은 불황 속에도 자체 생산 능력을 확대,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광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공정단축 및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과 ‘수직계열화’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이 인건비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론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다”며 “관련 공정을 줄이거나, 효율을 유지한 채 전력비를 낮출 수 있는 공법의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직계열화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원료부터 제품까지 기술적 일관성에 의해 기술경쟁력을 키우기 유리하다”며 “또한 자체적으로 생산·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의 불황에도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는 2010년 글로벌 업체인 중국 솔라펀을 인수, 인수합병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경우다. 업계는 한화의 사례를 두고 “인수합병을 통한 수직계열화로 후발업체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최근 주력계열사를 매각하며 태양광에 주력 중인 웅진의 경우는 다소 불안하다는 시선이다. 증설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업체들과의 격차가 크고, 대규모 자금도 필요한 상황.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1만톤을 증설하는 데에는 약 1조원이 든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 공략도 하나의 숙제다. 현재까지는 유럽시장으로 태양광 비중이 쏠려있지만 오는 2014~2015년 정도엔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으로 고르게 분포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전체 태양광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많은 비중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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