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수렁에 빠진 말(馬)잡아먹은 모진 아낙네는 ‘모진동’사람?

입력 2012-01-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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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驛
오래전부터 말(馬)은 짐을 옮기거나 이동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우리 삶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물이다. 지금은 비행기나 자동차가 말의 역할을 대신하지만 우리 삶 곳곳에 말과 함께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역삼동과 역촌동. 구파발은 파발마와 관련된 곳이며, 말죽거리도 이괄의 난을 피해 피난길에 오르던 인조 임금이 말위에서 죽을 얻어먹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주변에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과 관련된 지명들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마장동은(馬場洞) 말과 관련된 지명으로 조선 초기부터 말을 기르던 양마장(養馬場)이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 양마장은 전국으로 소식이나 명령 등을 보내는 ‘파발마’를 기르고 관리하는 곳으로 이 일대는 근세까지만 해도 넓은 풀밭이 있었다. 말들은 주로 제주도에서 한양으로 올라왔는데 암놈은 지금의 광진구 자양동으로 보내졌고 수놈은 마장동의 말 목장에서 길렀다고 한다.

인근 뚝섬 일대역시 동교(東郊), 전교(箭郊) 등으로 불리며 말과 관련된 여러 업무가 행해지기도 했다. 즉 말을 사육하는 것 외에도 기마병들의 훈련장으로 쓰였고, 임금이 가끔씩 사냥을 즐기던 사냥터이기도 했으며, 말과 관련된 여러 행사의 무대이기도 했다.

▲영화 '마부'의 한장명
말죽거리는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역 사거리 일대를 가리킨다. 이 일대는 서울 도성을 나와 삼남으로 출발하는 지점에 위치, 서울 도성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말죽거리가 마지막 주막이었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이 일대에서 여장을 풀고 먼 길을 걸어온 말에게 죽을 끓여 먹였다는데서 유래했다. 또한 1624년 ‘이괄의 난’때 인조 임금 일행이 남도지방으로 피난하면서 허기와 갈증에 지쳐 이 일대에서 급히 쑤어온 팥죽을 말 위에서 마시고 부랴부랴 과천으로 떠났다고 설도 있다.

2009년 4월 20일 화양동으로 으름을 바꾼 모진동은 조선시대 이 일대에 양마장이 있었다. 방목된 말이 실족해 건국대학교 정문 근처의 수렁에 빠져 죽으면 이곳 여인들이 수렁 위에 널빤지를 띄워 놓고 들어가 말을 건져내어 그 고기를 나누어 먹었다 하여, 인근 주민들이 이 동네의 여인들을 보고 ‘모진 여인’이라 부르고, 모진 여인들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모진동’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산 고양시에 위치한 마두동(馬頭洞)은 정발산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마을 전체의 모양이 마치 말머리, 마두와 같다고 해서 마두동이라 불리운다. 이 외에도 구파발은 조선중기 공문서를 전달하기 위한 파발역에서 유래된 곳이며, 광장동은 너른 마당이라는 뜻으로 말이 여물을 먹던 곳이라서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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