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新 벤처 붐’ 조성 기대감 크다

입력 2012-01-03 10:19 수정 2012-01-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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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가 새해를 기분좋게 맞았다. 지난해부터 벤처 투자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면서 제2의 벤처 열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만 4000개에 불과했던 벤처기업 수가 지난해 10월말 현재 2만 6000개를 넘어섰다. 2010년말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인 벤처기업의 수도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해외매출 비중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부의 재정지원, 대기업과 각 지자체의 벤처 창업지원, 신규 투자도 증가했다. 벤처투자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규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최대 1조2000억원(잠정) 수준이다. 이는 2000년 2조211억원을 기록한 후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2000년 벤처 붐 때에는 IT버블에 따른 ‘묻지마 투자’ 양상이 짙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는 반응이다.

◇ 벤처, 어떤 변화 있었나

독자적 창업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해 5월부터 약 두달간 2만4000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0년말 기준 기업분사나 계열사 형식으로 창업(7.5→6.6%)을 하거나 국가연구소, 대학교 등에서 창업보육 과정을 거쳐 창업(6.0→5.1%)하는 방식은 감소한 반면 창업자가 독자적으로 창업하는 방식(86.5→88.3%)이 늘어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매출 부분이다. 벤처기업은 2010년말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18.9%, 영업이익은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에너지와 정밀, 반도체 장비, 기계, 전자부품, 자동차 제조부분의 실적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2010년 대·중소·벤처기업간 경영성과를 비교해 봐도, 벤처기업의 매출증가율이 대기업 및 중소기업보다 높다. 2010년 경영성과 기준 12월 결산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을 확인한 결과, 벤처 1000억 기업은 315개사로 전년도 대비 30.2%(73개사) 증가했다. 총자산증가율은 18.1%로 대기업과 중소기업보다 약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으며, 매출액 증가율 역시 26.8%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 보다 높게 나타났다.

벤처기업들은 스스로 자신의 기술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가 2만4000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보유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최고수준과 동일하다’는 기업이 47.9%로 절반에 가까왔으며 ‘국내 유일 기술 보유’라는 응답도 12.7%에 달했다. 기술력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응답이 60.6%인 셈이다. 반면 ‘약간 미흡하다’는 응답은 29.4%로 조사됐다.

◇ 2000년과 무엇이 다른가

벤처업계에서는 최근의 성장세가 2000년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2000년 당시에는 대기업 출신들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의식이 강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벤처지원책’을 등에 업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무차별적인 마케팅을 했다.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 기업의 비전보다는 ‘돈이 된다’는 사탕발림에 혹했다.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머니 게임의 성격이 짙었다.

이러다 보니 사채를 끌어 모으며 벤처 창업에 기를 쓴 수 많은 번체기업 사람들은 몇년 못 가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거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벤처기업들은 ‘버블’로 인식됐고 그 후 수년간 ‘벤처’의 존재는 희미해졌다. 금융위원회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상장폐지가 확정된 기업 219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5%인 142개사가 1998~2002년 ‘벤처 붐’과 함께 특례 요건을 등에 업고 상장한 기업들이었다.

대신 귀중한 학습효과를 얻었다. 살아남은 기업들은 ‘엔젤투자’등을 통해 벤처사업가를 발굴해 투자하고 정부의 지원도 ‘선별능력’이 높아졌다. 학계까지 벤처 창업지원은 붐처럼 일고 있다.

선발업체들이 신생 벤처에 멘토링과 함께 투자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 교류도 활발해졌다. 나 홀로 고군분투해야 했던 10여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벤처기업 경기전망도 밝다. 중기청, 벤처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2년도 벤처기업의 전반적인 경기전망은 ‘106’으로 호전세이다. 국내·외 여건(국내 78, 국외 84)이나 자금사정(91)이 악화세를 보인것과 상반된다.

하지만 ‘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직 많은 벤처기업들이 해외시장 판로개척, 필요인력 확보, 자금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벤처기업협회 허연구 정책연구팀장은“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은 먼저 벤처생태계를 잘 파악하고 ‘창업가 정신’을 알고 키울 필요가 있고, 기존 기업들은 영업·마케팅, 기술사업화, 품질관리 등의 교육을 통해 자생적으로 커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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