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트리플 A’ 기업의 비밀] ①-1 MS, 위기 때 빛나는 책임경영

입력 2012-01-02 07:43 수정 2012-01-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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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경영성적·풍부한 자금력이 ‘AAA’ 비결

(편집자주: 신용등급 ‘AAA’.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강한 시대에 이만한 영예도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등급은 국가신용등급과 같거나 낮게 책정된다. 유럽은 재정위기 사태로 무더기 국가신용등급 강등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다. 유럽의 기업 역시 상황이 좋을리 없다. 미국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일본과 아시아 역시 AAA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10회에 걸쳐 AAA 기업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MS

② ADP

③ 엑슨모빌

④ 존슨앤존슨

⑤ 뉴욕라이프

⑥ 노스웨스턴뮤추얼

⑦ TIAA

⑧ USAA

⑨ 싱가포르테크놀로지엔지니어링

⑩ 테마섹 홀딩스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AAA 등급의 영예를 누리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미국에서 ‘AAA 클럽’ 회원은 1980년대 60개에서 2000년에는 15개로 줄었고, 2008년 버크셔해서웨이와 제너럴일렉트릭(GE), 화이자 등이 무더기로 퇴출되면서 현재는 겨우 4개만 남았다.

이 가운데 MS가 포함된 것이다.

자국 신용등급에조차 인색하기로 정평이 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MS에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MS가 1975년 창업 이래 35년간 급변하는 시장에서 굴곡진 역사를 이어오면서 2008년 AAA 클럽 회원권을 따낸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AAA 등급을 확보했다는 것은 신용평가사들의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의미다.

MS는 지난 2009년 5월 사상 처음으로 총 37억50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당시는 전 세계를 괴롭히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풀 꺾인 시기로, ‘슈퍼 블루칩’으로 불리는 MS의 회사채 발행 소식에 시장은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라며 환호했다.

MS가 25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서도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실탄을 장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을 수록 투자자 모집이 수월해 자금 조달이 원활하고 원리금 상환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S&P와 무디스, 피치 같은 신용평가사들은 원리금 상환 능력을 신용 평가의 첫째 기준으로 삼고 있다.

슈퍼 블루칩 MS가 AAA 등급을 확보한 것은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이같은 비결은 우수한 경영 성적과 풍부한 자금력에 있다.

S&P는 지난 2010년 6월 MS가 최고등급을 유지할 자격이 있다며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재확인시켰다.

S&P의 필립 슈랭크 신용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평균 리스크가 높은 가운데 소프트웨어 업계는 회복 능력이 뛰어나고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데다 현금 조달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MS의 최고등급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MS의 현금흐름은 안정을 꾸준히 유지해왔고 IT 업계가 금융 위기로 고전할 때도 탄탄한 판매망과 제품력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S&P가 AAA를 재확인할 당시인 2010년 2분기 시점에서 MS의 현금 보유량은 396억6600만달러에 달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MS는 더 이상 훌륭한 성공 신화의 주역이 아니라 일상에 친근한 ‘유틸리티’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AAA 클럽 회원인 MS도 지우고 싶은 과거는 있다.

MS는 지난 10년간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계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도구인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아 공정경쟁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시달렸다.

1998년 미국 사법부의 제소에서는 이겼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제소에 패해 2004년 3월 4억9720만유로의 벌금을 물었다.

이후 EU 집행위원회는 2008년 2월 MS가 2004년 판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8억9900만유로의 벌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EU집행위원회가 한 기업에 부과한 벌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MS가 반독점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2011년 5월이다.

미 사법부는 “웹브라우저에서 미디어 플레이어, 메신저까지 모든 PC 미들웨어 시장 환경이 경쟁적으로 바뀌었다”며 MS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과 구글의 성장으로 운영체제 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저·메신저 분야에서 MS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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