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재신임… “한나라당은 끝났다”

입력 2011-11-30 11:00 수정 2011-11-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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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파마저 균열 “눈치보기”… 박근혜 의존도 가중

쇄신은 없었다. 한나라당은 29일 소속의원 156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쇄신연찬회를 열었지만 결과는 ‘현행 유지’였다. ‘말의 성찬’으로 끝난 배경엔 홍준표 대표의 승부수가 있었다.

홍 대표는 연찬회가 시작되자 “세력 없는 대표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당대표로 복귀해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 개정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물은 것이다. 홍 대표는 “여러분 뜻을 기다리겠다”고 말한 직후 자리를 떠났다.

홍 대표가 직접 자신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긴장감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쇄신파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홍준표 체제가 막을 내려야 비로소 쇄신은 시작된다. 얼굴이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이 기대하는 변화를 이뤄내기 힘들다”며 퇴진론에 불을 지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새로운 체제가 최선”이라며 힘을 보탰고, 권영세·전여옥·차명진·권영진·홍일표 의원과 정우택 전 충북지사 등도 지도부 교체론에 가세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을 촉구했다. 대주주가 나서 책임지고 총선을 이끌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친박계가 반격에 나서면서 홍준표 퇴진론은 이내 막을 내렸다. 사실상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책임이 뒤따르는 변화보다는 ‘안정 속에 개혁’을 택한 것이다. 또한 쇄신파를 지탱했던 민본21이 원론적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체제 유지로 선회함에 따라 퇴진론의 동력은 급격히 사그라졌다.

그러자 황우여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홍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과 변화를 전면적으로 하겠다”며 홍준표 재신임을 선언했다. 자정까지 53명이 발언대에 올라 격론을 토했지만 끝은 ‘도로 한나라당’이었다.

정두언 의원은 동료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예시하며 “아. 드디어 한나라당은 끝났구나”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의원은 뒤늦게 “무기명 투표로 했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다들 눈치보기로 일관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후회했다.

홍 대표의 정면승부는 적중했지만 ‘박근혜 의존도’는 가중될 것이란 게 지배적 분석이다. 7.4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지원했던 친박계가 위기에서 구해주며 생명 연장을 실현시켰기 때문. 이에 따라 당·정·청 관계는 물론 정책기조와 공천권은 박 전 대표 수중에 잠기게 됐다.

한편 홍 대표는 3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젠 우리끼리 더 이상 다툴 시간이 없다”며 “위기를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당을 쇄신하고 혁신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퇴진론’으로 자신을 흔들고 내분을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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