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어디까지] ① 유럽 재정위기 2차 전염 본격화...美 은행권도 무너지나

입력 2011-11-17 09:45 수정 2011-11-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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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전세계를 짓누르고 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유럽의 재정위기로 이어지고 다시 미국 금융권을 덮치는 악순환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새로운 내각을 통해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위기는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잇따라 출현하는 새로운 악재에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영국 경제도 심상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파고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 은행권을 강타하면서 2차 전염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2년전 신용경색을 유발해 전세계를 고통에 몰아넣은 리세션(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6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채무 위기가 미국 은행권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채무 위기가 수습되지 않으면 미국 은행권의 광범위한 신용 전망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현재 유럽 각국에 대한 미국 은행의 익스포저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전염이 한층 더 확산하면 중대 리스크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 선물중개업체 MF글로벌이 유럽 시장에 과도하게 투자했다 엄청난 손실을 입고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유럽 재정 위기가 미국 월가까지 번지고 있다는 우려는 확산됐지만 신용평가사가 공식적으로 신용 전망을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려를 키운 셈이다.

이를 배경으로 16일 미국 증시에서는 금융주가 맥을 못췄다. 금융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씨티그룹(-4.14%) 골드만삭스(-4.16%) 뱅크오브아메리카(-3.75%) 등 대형주들이 급락세를 주도하며 전날보다 1.7% 떨어진 1236으로 거래를 마쳤다.

CNN머니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새로운 위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앨런 브라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신용경색 국면 진입에 아주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며 “이것이 유로존 전역으로 전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용 경색 조짐은 이미 유럽을 휩쓸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독일의 10개 공영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발표하고 “앞으로 이들 은행은 필요할 때 외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채권 시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무차별 매도로 기록적인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독일을 제외한 모든 유로존 국가에서 사상 최고치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16일에도 심리적 위험선인 7%대에 올라섰고,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도 전날보다 올라 6.30%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평소보다 훨씬 큰 규모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국채를 매입했지만 유럽 채무 위기에 대한 공포가 워낙 강해 치솟는 금리를 저지하진 못했다.

프랑스·오스트리아·네덜란드·핀란드처럼 안정권이었던 국가의 국채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프랑스 국채 금리는 이날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1.91%포인트로 유로 출범 이래 최고치로 벌어졌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매퀸 수석 유럽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는 등 유로존 위기가 새로운 수위로 발전했다”고 지적했고, RCM의 슈테판 호프리흐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 국채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그런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깊어지는 유로존의 위기가 전세계 경제에 파급을 몰고 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5일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0.2% 성장에 그쳐, 1분기 0.8%, 2분기 0.2%에 이어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또다른 경기침체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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