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단지 클러스터는 이차함수

입력 2011-11-10 11:00 수정 2011-11-10 14:0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조 석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필자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땐 지금과 같이 선행학습이란 것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처음 배우는 것이었다. 그 중 가장 신기했고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함수다.

직선의 일차함수와 이를 응용한 곡선의 이차함수, 이 둘을 처음 배웠던 그날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은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함수에 숫자를 넣어보며 일·이차 함수의 원리에 감탄했었다.

이런 함수는 우리 산업단지와 매우 유사하다. 기존의 산업단지가 투입 대비 아웃풋이 직선의 일차함수였다면 산업단지 클러스터는 투입과 아웃풋의 관계가 곡선의 이차함수라 할 수 있다.

즉 기존 산업단지에선 기업이 원재료를 투입하고 생산한 만큼만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면 산업단지 클러스터에선 그 이상의 결과물을 얻게 된다.

클러스터 사업은 1990년대 후반, 산업단지가 성장한계점에 봉착했고 세계경제가 요소투입형 경제에서 지식기반형 경제로 전환되면서 논의 된 사업이다. 기존의 일차함수 관계의 산업단지에선 세계를 상대로 경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4년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시작, 다음해 5월, 구미, 창원 등 7개 시범단지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했다.

정부는 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업의 애로과제를 해결하고 혁신 인프라확충을 통해 기업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기업이 갖고 있던 지식이 다른 기업체 혹은 대학·연구소의 지식과 결합해 일차적 직선이 아닌 이차적 곡선 형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린 이차함수의 클러스터사업에서 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처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중소기업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R&D부분을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보완하는 것.

중소기업의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발굴해 클러스터 내 연구소와 대학이 해결방안을 제공함으로써 제품경쟁력을 향상 시키고 마케팅 지원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기업의 사업 영역을 확대 할 수 있다.

또 현재 소규모의 미니클러스터가 광역권,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동종 업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산업단지내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뛰어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러스터 사업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얼마 전, 진보적인 제조업 협력체(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를 만들어 향후 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인도는 제조업 성장 정책을 승인했다.

미국을 필두로 세계 최고 IT산업 국가로 알려진 인도까지 제조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경쟁상대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우린 이미 제조업을 통해 과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고, 지금도 전체 생산의 25%, 고용의 17%를 차지할 만큼 제조업의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 않은가.

이젠 이런 노하우에 새로운 지식을 입혀 시너지 효과를 낼 차례다. 지식들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 전문가, 대학 및 연구소, 지자체, 지원기관들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각각의 지식을 결합한다면 산업단지가 이차함수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과거 우리는 일차함수의 산업단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향후 100년의 경제를 책임질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이차함수의 산업단지에서 이뤄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석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00,000
    • +1.47%
    • 이더리움
    • 5,326,000
    • +0.21%
    • 비트코인 캐시
    • 649,000
    • +0.23%
    • 리플
    • 726
    • +0.14%
    • 솔라나
    • 231,400
    • -0.13%
    • 에이다
    • 634
    • +0%
    • 이오스
    • 1,142
    • +0.62%
    • 트론
    • 157
    • -1.26%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500
    • +0.59%
    • 체인링크
    • 25,270
    • -2.02%
    • 샌드박스
    • 646
    • +3.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