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무릎 꿇은 백화점…내년 사업 걱정에 ‘속앓이’

입력 2011-11-09 16:30 수정 2011-11-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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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율 인하로 연 200억원 가량 이익감소…대책 마련도 전에 공정위 추가 압박에 촉각

백화점업계가 공생발전이라는 명분에 입각해 줄기차게 압박해온 공정거래위원회에게 무릎을 꿇었다. 백화점업계는 당초 공정위가 요구한 대로 3~7%포인트 수준에서 백화점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내리기로 했다.

상생은 이제부터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며 후속행보를 예고한 공정위와는 달리 백화점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원리를 외면하고 관치의 힘이 작용해 강압적으로 문제가 일단락된 것은 물론이고 불 보듯 뻔한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업계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2012년 사업계획의 전면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빅3 ‘200억원’ 손실…일률적 인하 부작용 초래= 8일 공정위가 발표한 판매 수수료 인하안을 기준으로 보면 백화점 빅3의 손실액은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우선 롯데백화점이 800개 중소납품업체 중 403개 업체의 판매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7%포인트를 낮추는 업체가 164개, 5%포인트는 75개, 3%포인트는 164개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626개 입점 업체 중 321개 업체의 수수료를 인하, 7%포인트의 혜택을 받는 업체가 63개, 6%포인트는 80개, 5%포인트는 100개, 4%포인트는 26개, 3%포인트는 52개이다.

신세계백화점은 610개 업체 중 330개 업체의 수수료를 인하키로 했다. 7%포인트 105개, 5%포인트 138개, 3%포인트 87개이다. 이로써 백화점 빅3에 입점한 중소업체 판매수수료율은 현재 평균 32%에서 25∼29% 수준으로 내려가게 됐다.

이는 판매수수료가 기존에 비해 평균 16% 가량 인하되는 셈이다. 이에 따른 빅3 백화점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2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롯데가 100억~120억원 정도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와 신세계도 합쳐 어림잡아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영업손실 뿐만 아니라 일률적인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시장왜곡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쟁력이 떨어지면 수수료 부담을 이지기 못한 업체는 퇴출하고 경쟁력을 가진 신규업체가 입점하는 것이 시장 원리인데,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져 입점 철회를 앞두고 있던 한계기업들이 최대 수혜를 받는 등 시장왜곡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별로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상황인데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동반성장이라는 미명하에 희생되는(?) 부분을 보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겠냐”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10월부터 사업계획을 짜는데 이제 수수료 인하폭이 결정됐으니 이를 참고해서 2012년을 맞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이익감소분을 메꾸기 위한 새로운 아이템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공정위의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후속행보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 당장 공정위가 겨누는 칼끝이 가매출과 상품권 구입강요 문제를 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가매출과 상품권 강요 등에 대해 집중 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은 가해자이고 중소기업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떠나 진정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 맏형격인 백화점이 수수료 인하안에 동의함에 따라 대형마트 3곳, 홈쇼핑 5곳의 인하안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유통업체 11곳이 수수료를 내리게 되면 이 같은 움직임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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