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3人 3色

입력 2011-09-28 10:51 수정 2011-09-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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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선수 3인이 격전의 무대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돌고돌아 나경원 카드를 집어 들었다. 강한 비토에서 유일한 희망이 되기까지 박근혜·홍준표 두 전·현직 대표는 냉온탕을 반복해야만 했다. 대안으로 기대했던 이석연 변호사는 지지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출마를 접어야만 했다.

민주당은 당초 마이너리가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경선 바람을 일으키며 박영선 카드를 낙점했다. 안철수 광풍의 제단이 되느냐, 제1야당의 자존심을 세우느냐는 박원순 변호사와의 최종승부 결과에 달렸다.

기존 여야 대결에서 벗어나 보수·진보, 양 진영의 시민사회까지 가세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839만명에 달하는 유권자 표심을 가늠할 내년 총·대선의 전초전 서막이 올랐다.

◇ 한나라, 돌고돌아 나경원… 힘의 원천은 지지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정계 입문은 이회창 전 총재와의 인연에서부터 시작된다.

서울행정법원 판사로 있던 그는 이 전 총재의 여성특보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등원했다. 18대 총선 서울 중구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되기까지 탄탄대로를 달렸다.

여성 정치인의 섬세함을 살려 서울시를‘생활특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높은 대중성에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그가 당의 공식후보가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성전’에, 오세훈 전 시장을 성전에 홀로 임하는 ‘계백’에 비유한 탓에 홍준표 대표는 ‘탤런트 정치인’이자 ‘오세훈의 아류’로 그를 치부했고, 미래권력이라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 역시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때문에 김황식 총리를 비롯해 정운찬 전 총리, 맹형규 행전안전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에 이르기까지 외부로 눈을 돌리며 대안을 물색했다.

“당이 하나가 돼 지원할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며 홍 대표와 친박계의 입장 선회를 압박하던 그는 결국 27일 당의 공식후보로 등극했다. ‘돌고 돌아 나경원’이란 말이 등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힘의 원천은 여권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높은 지지도였다.

당에선 “나경원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힘들 땐 여러 차례 눈물을 보이고, 한 때 권력에 기대기도 했던 그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들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결국 ‘차세대 리더’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의 한 측근은 “이제 누가 뭐래도 ‘나경원 시대’”라고 말한다.

◇ ‘엄마서울-外剛內柔’ 민주당의 여걸 박영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매일 새벽 아들에게 한 시간씩 책도 읽어주고 수학도 교육시켜 주던 자상한 엄마로 알려졌다. 이번 서울시 보궐선거 캐치프레이즈도 ‘엄마서울’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서울시정을 펼치겠다는 박 후보이지만 사실 박 후보는 외강내유의 인물로 당내에서는 일찌감치 야당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이른바 ‘박남매’로 불리며 국회 청문회에서 김태호 총리,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4년 17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에 이어 18대 총선 서울 구로을 재선에 성공한 박 후보는 특유의 친화력과 전문성으로 당 요직을 두루 맡았다.

정책위 수석부의장, 국회 정보위 간사, 국회 법개혁특위 검찰개혁소위원장에 이어 현재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 특히 박 후보의 친화력이 이번 경선에서 빛을 발했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친노, 486, 재야, 당권파 등의 지지를 고루 받았던 박 후보의 경선 승리는 일찌감치 당내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박 후보에 대해 MBC 앵커로서도 훌륭했지만 경제부장 때 만나보면 경제에 탁월한 견해를 가졌다고 말했다.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2년 MBC에 입사해 22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LA 특파원 시절 남편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

◇ 박원순, 서울에 희망 심을까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떠난 무대에‘시민운동의 아이콘’ 박원순 변호사가 설 수 있을까.

박 변호사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995년 이후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가게, 희망제작소 등을 설립하며 사회 변화 운동을 벌여왔다.

그간 정치권의 숱한 러브콜을 마다했던 그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안 교수와의 단일화 이후 그는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유력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시민운동가로 남고자 했던 그가 정치권에 뛰어들게 만든 건 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 때문이란 이유를 들고 있다.

‘민심을 거스르는 정부’를 바로 잡겠다는 그의 결심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현 정부의 건설중심 정책, 꽉 막힌 소통, 그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마냥 지켜보기엔 부채감과 죄책감이 들었다고 한다.

MB정부에 느낀 절망에서 시작했지만 출마 선언 후에는 내내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시민 참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우리 시대의 성공한 시민운동가’로 평가 받는 그는 ‘희망’과 ‘참여’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이를 자신이 설립한 조직들의 이름으로 붙여왔 듯 서울시에서도 희망과 참여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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