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푸틴에 드리운 스탈린의 그림자

입력 2011-09-27 08:52 수정 2011-09-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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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하면 독재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무리도 아니다.

그는 레닌의 후계자로서 1929년부터 1953년까지 24년간 당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통치했다.

이같은 독재의 뒤에는 대대적인 숙청과 반혁명 재판 그리고 정치적 박해와 기아 등으로 숨진 2000만명의 희생자가 있었다.

대숙청의 피바람이 몰아치던 1930년대말 영국 여배우 낸서 아서와의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서가 스탈린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사람을 죽일건가요?”

스탈린이 대답했다.

“더이상 죽일 필요가 없을 때까지”

스탈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그는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구소련의 국가 질서를 확립했다.

물가를 안정시켰고 산업화를 이끌었다.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계획하는 경제개발계획의 틀을 잡은 인물도 스탈린이다.

스탈린은 농업과 경공업을 희생하고 돈이 되는 중공업과 군수공업을 키웠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공식 통계는 없지만 스탈린 집권 시절 구소련은 연평균 20~30%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는 주장도 있다.

스탈린의 계획경제가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주요 외신은 스탈린 이후 러시아의 최장기간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앞서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 푸틴이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재선에 성공해 연임하면 20년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4년 동안의 ‘대통령 위의 총리’ 기간을 더하면 그의 재임 기간은 24년에 달한다.

그가 ‘제2의 스탈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일부 외신에서는 푸틴이 러시아 황제를 의미하는 ‘차르’가 될 것이라는 제목도 보인다.

바나 건너에서는 차르 운운하며 푸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지만 러시아에서 그의 인기는 여전하다.

푸틴이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7년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4배 증가했다. 수출은 3배로 늘었고 주가는 12배 뛰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푸틴이 이끈 경제성장과 리더십에 러시아 국민들이 환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경제를 키우고 러시아의 성장을 이끈 푸틴이지만 그에 대한 러시아 재계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대형 석유기업 유코스의 회장으로 러시아 최대 석유재벌이었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푸틴에게 대항했다가 풍비박산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그는 2003년 푸틴 당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당에 정치자금을 댄 후 사기와 탈세 혐의로 체포돼 8년 형을 받고 복역, 올해 석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사법당국은 지난해 횡령 혐의로 그에게 14년의 징역형을 확정 선고했다.

호도르코프스키가 석방되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러시아 당국이 미리 손을 썼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평가다.

유럽 재정위기까지 맞물려 러시아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경제에 쏠려 있다고는 하지만 독재자의 끝은 언제나 좋지 못했다는 것을 푸틴은 알아야 한다.

하긴 지금 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다.

휴전선 위에는 3대에 걸친 정권 세습에 신음하는 우리 민족이 있는데.

러시아의 푸틴은 그나마 경제를 키우는 독재자라는 말이라도 듣지.

북한의 김정일 부자의 행태는 코미디라고 치부하기에도 아깝다.

부끄럽고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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