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요새, 성난 민심 막을수 없었다

입력 2011-08-2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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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 장악...카다피 행방 묘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도 성난 민심 앞에서는 ‘찬란한 문’이 되지 못했다.

리비아 반군은 23일(현지시간) 카다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트리폴리 서부에 있는 이 요새는 ‘찬란한 문’이라는 뜻으로 카다피 관저와 막사, 통신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규모가 600만㎡에 이른다.

이 요새는 트리폴리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북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위기시 카다피가 곧장 공항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

나토군은 지난 4월 이 요새를 폭격, 요새 내 관저에 거주하던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 세이프 알-아랍과 손자, 손녀 3명이 폭사했다.

지난 1986년 4월에도 미군이 트리폴리 공습 과정에서 이곳에 폭격을 가해 카다피의 수양딸 한나가 사망했다. 그러나 아지지야 요새는 이 사건 이후 더욱 난공불락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미군 공습 이후 카다피 정부는 시설 대부분의 지하에 통로를 마련하고 3중 콘크리트로 둘러싼 벙커도 갖추도록 해 공습에 철저하게 대비했다.

카다피군이 이곳을 최후의 보루로 삼은 것은 이 같은 뛰어난 방어 능력 때문이었지만 반군의 공격 후 하루도 버티지 못한 채 요새를 넘겨주는 수모를 당했다.

반군의 쾌승은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군의 집중 폭격과 반군의 지상 작전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나토군은 최근 들어 가장 강도 높은 폭격을 요새에 집중시키며 카다피군의 저항을 무력화했다.

카다피군은 탱크와 박격포 등을 동원해 사력을 다했지만 공중과 지상을 아우르는 반군과 나토군의 입체 공격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요새의 벽이 무너지고 육중한 문이 열리자 반군 수백 명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일제히 요새 안의 땅을 밟았다.

반군은 금빛으로 된 카다피의 두상 조형물을 짓밟고 허공에 총을 발사하며 요새 진입을 자축했다.

요새 내 깃대에는 반군의 깃발이 새롭게 게양돼 펄럭였다.

그러나 알-아지지야 요새에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됐던 카다피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요새의 지하에는 2000마일에 이르는 대규모 비밀 터널망이 구축돼 있다”면서 카다피 일가가 요새 지하에 숨어 있거나 이 터널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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