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부동산도 불안해" 현금 늘리는 부자들

입력 2011-08-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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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예금에 묻어두고 비바람 피하기…원금보장 가능 주가연계증권 인기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투자처를 찾는 것이 마땅치 않다. 주식에 들어가자니 더 떨어질 것이 염려된다. 그렇다고 해서 불패 신화로 여겨졌던 부동산에 자산을 넣자니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수요가 줄어든다는 전망 때문에 망설여진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가 우리나라 재테크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예금 등 안전한 자산에 돈을 넣어 거센 비바람은 일단 피하자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금융자산을 안전자산에 넣어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기존에 가입해 놓은 펀드를 무작정 해지하는 것은 되레 손해만 끼칠 수 있다. ‘위기엔 늘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금융 자산 중 일부는 투자 운용을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테크 전략이다.

◇늘어나는 정기예금, 저금리에도 피난처 각광= 최근 정기예금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주식 시장이 급락하자 자금이 증시에서 예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전체 정기예금은 550조원으로 전달에 비해서 10조원 가량 늘었다. 8월에도 이같이 증가추세가 더욱 커져 10조원 이상이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금융권은 추정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 관계자는 “최근 창구에서 평소보다 큰 돈을 들고와 정기예금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나라 금융시장 뿐이 아니다. 미국 역시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으면서 은행에 돈이 몰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대형금융기관의 예수금 잔액은 지난 7월말 4조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4월 이후 단 3개월만에 3000억달러나 늘었다. 지난 2009년 5월 4조달러에서 4조3000억달러까지 3000억달러가 느는데 2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증가 속도가 8배 가량 빠르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예금 증가는 안전자산을 찾아온 ‘핫머니(단기자금)’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부문도 마찬가지다. 단기 자금 시장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통상 MMF는 단기 상품인 특성상 금리 상승기에는 규모가 줄어든다. 금리가 오르면 이전에 투자한 자산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수익에 의해 자금이 움직이는 시장법칙은 무너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는 지난 9일 52조7000억원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5조7800억원이 늘어난 지난 18일 58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낮은 금리에도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채권형 상금, 원금 보장 펀드로 자산 배분= 최근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도 금융시장만큼이나 곤혹스럽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고객의 질문은 직설적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증시가 떨어지냐?”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이번 재정위기는 경제의 기초체력으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답하기 힘든 문제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위험자산 비중이 높으면 채권형 상품이나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증권(ELS) 쪽으로 자산을 재분배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이 한자릿수 안팎의 손실을 본 정도라면 일단 빠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손실율이 크면 적극적인 환매보다는 시장이 안정되기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다.

박 팀장은 “현재 금융시장 불안은 세계 경제의 기초경제여건(펀더멘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8월새 20% 가까이 급락한 우리나라 증시에는 경기 침체가 일부 반영된 만큼 기술적 반등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융 불안을 자산 재구성을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급락장 속에서도 나홀로 웃은 상품이 있다. 상대적으로 현재 금융불안 구조에서는 안전한 상품이란 뜻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보토펀드는 지난주 2.08%의 수익률을 냈다. 반면 해외주식형 펀드가 평균 -9.08%의 손실을 냈다.

설정액 부문에서도 해외주식형 펀드가 4000억원 감소한 것에 비해 중국본토펀드는 20억원 이상 늘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본토펀드는 설정액 제한이 없는 상품들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농산물펀드, 금펀드 등 원자재 부문에 투자를 재분하는 것도 방법으로 꼽힌다. 금값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질 때 대표적인 안전자선으로 꼽힌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위기는 재정위기를 겪는 선진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경제 여건이 재정위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국 등 신흥국에도 투자를 고려할 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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