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中공장 건설… "아 옛날이여"

입력 2011-08-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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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급 제한하고 자국 기업 특혜주고

▲지난 4월 준공된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공장도 현지 전력 공급 제한으로 곤욕을 치렀다. 기계적으로 공장설립이 마무리됐음에도 3개월 가량이나 제품생산을 하지 못했다.

최근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현지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국내 대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력공급 제한,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등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인해 공장건설에 애를 먹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전력 제한 어쩌나= 중국에 공장을 건설 중인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현지 전력난으로 인해 공장 건립이 늦춰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지방정부가 기업의 종류에 따라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7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는 현지 기업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기업들의 경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지 지방정부는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제한 송전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 특히 최근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제한 송전 조치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제한 송전 조치에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달 예정이었던 불용성유황 공장 준공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장의 뼈대는 대부분 완성됐지만, 시운전을 해야 할 전력이 아직까지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금호석화의 불용성유황 공장은 지난 2008년 1월 중국 충칭에 착공돼 2009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 등 여러 악재로 인해 계속 연기됐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충칭 불용성유황 공장의 준공 연기는 현지 전력난 영향이 크다”며 “현지 지방정부는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 공급을 하고 있어 우리로선 그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는 전력 배분에서 자국 대기업과 국유기업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 및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의 전력 사용 여건은 더욱 안 좋은 상황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의 전력 협조가 꼭 필요한 상황인데 언제 이뤄질 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하되, 올 하반기 안에는 준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 역시 중국의 제한 송전 조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준공된 공장이 현지 전력 공급 제한으로 3개월 가량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바로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연간 30만톤 규모의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에서다.

실제 중국 지방정부는 닝보공장의 기계적 준공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공급을 제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우선순위로 봤을 때, 양산 시스템이 완성된 공장은 제한 송전 조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일각에선 중국이 자국산업보호에 너무 치우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닝보공장의 가동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이뤄졌다. 김 회장은 중국 저장성 당서기와 만나 제한 송전 조치 해제를 직접 요청했다. 이후 전력 공급은 두 달여 만에 재개됐다.

◇中 정부의 자국 기업 봐주기… 삼성-LG, 1년 반만에 지각 착공= LCD업계도 중국 공장 건립의 어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 12월 한국 정부로부터 중국내 LCD 공장 설립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무려 1년 반이 지나서야 착공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의 공장설립 승인이 계속 미뤄지다 지난해 12월에야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장 설립 승인이 미뤄지는 동안 중국의 자국 기업들은 LCD 공장 설립 승인을 받고, 착공에 나섰다. ‘자국 기업 봐주기’를 위해 시간을 벌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중국 정부로부터 뒤늦은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중국 강소성 소주시 소주공업원구에서 7.5세대 LCD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말 중국 광저우에 8세대 LCD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LCD패널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중국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정부의 투자 승인 지연으로 인해 본래 LCD사업 전략에 차질을 빚어 잃은 것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 승인이 지연되자 두 회사가 이미 대안투자를 마쳤다는 점이 문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증설에 나선 탕정 LCD 공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8세대 기판을 기준으로 월 33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4월 2조4000억원(건물 제외)을 투자해 경기도 파주에 P9공장을 착공했다.

LCD 업황도 중국 투자를 고려하던 때와 다르다. 지난해 상반기는 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고, 중국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야말로 불황기다.

업계 관계자는 “LCD는 지금도 공급과잉”이라며 “중장기적으로 LCD 생산량 증가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LCD 시장은 10~15% 가량 공급과잉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LCD 패널 가격도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TV 수요 감소로 현재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미 원가 이하로 팔리는 것으로 알려진 40∼42인치 TV용 LCD 패널의 8월 전반기 가격은 231달러로 7월 후반기(237달러)보다 3% 하락했다. 지난 1월 340달러에서 7개월 만에 109달러나 폭락하며 이 제품이 나온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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