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의 비자카드 키워야

입력 2011-07-06 11:5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BC카드와 비자카드가 또다시 맞붙었다.

지난 2009년에는 BC카드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이번에는 비자카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해외 결제 수수료다. BC카드는 비자카드의 해외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지급 결제 업무를 했다. 비자카드는 비자 로고가 박힌 카드는 무조건 비자 네트워크를 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론은 비씨카드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다. 토종 다윗과 글로벌 골리앗의 싸움 구도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

여론은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에 나가는 수수료가 연간 수천억원이라는 데 대해 분개한다. 국내에서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이 외국에서 카드를 쓰려면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같은 글로벌 카드 브랜드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쉬워도 쓸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토종 글로벌 카드사를 만드는 것이다. 적어도 국내 카드사는 한중일 3국의 지급 결제 네트워크 정도는 글로벌 카드 브랜드 도움 없이 충분히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러한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또 모바일 카드 등 국내 카드사의 발전된 기술은 해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금융당국의 과제다. 금융당국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보다 구체적인 육성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카드업에서 금융당국의 정책은 역주행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메가뱅크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글로벌 카드사의 필요성은 전혀 공감하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 소비자 측면에서 글로벌 카드사의 필요성이 메가뱅크보다 더 크다.

카드업에 있어서 당국의 정책은 2003년 카드대란에 머물러 있다. 카드사들은 이미 카드대란을 극복했지만 당국은 위기 이후의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메가뱅크를, 증권가에서는 헤지펀드를 이야기하지만 카드업계로 오면 아직도 길거리 모집을 운운한다.

글로벌 카드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BC카드와 비자카드의 충돌과 같은 사례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금융당국도 이제는 카드사를 어떻게 규제할까보다는 카드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136,000
    • -0.67%
    • 이더리움
    • 5,264,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639,500
    • -1.46%
    • 리플
    • 727
    • +0.41%
    • 솔라나
    • 232,300
    • -0.34%
    • 에이다
    • 630
    • +1.12%
    • 이오스
    • 1,130
    • +0.71%
    • 트론
    • 156
    • +0.65%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200
    • -0.69%
    • 체인링크
    • 24,780
    • -1.63%
    • 샌드박스
    • 605
    • -0.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