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제 강행에 반발 SC제일은행 총파업

입력 2011-06-17 11:34 수정 2011-06-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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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따른 '먹튀'도 우려, 7년만에 은행권 대규모 파업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 사측과 노조 간의 갈등의 불씨가 결국 옮아 붙었다. 노조 측에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 7년만에 은행권 총파업을 이끈 배경에는 SC제일은행의 지점 폐쇄에 이은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이 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성과연봉제 강행, 파업 불러= 17일 SC제일은행 노조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파업은 서울이 아닌 충주호리조트 등 제3의 장소에서 벌일 예정이다.

김제율 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 임금단체협상 등과 관련한 합의서를 사측에 제시했지만 16일까지 어떤 답변도 없어 총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측과 노조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부분은 성과연봉제다. SC제일은행은 올 초 기존의 호봉제 대신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다. 1~5급까지 등급을 나눠 급여를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는 “사실상 임단협을 무시하고 노조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회사와 노조가 4%의 임금 인상을 합의해도 최하인 5등급을 받으면 임금 인상율은 0%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1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이다”는 사측의 논리는 SC제일은행 직원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이번 총파업 결정에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사측의 설득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데는 SC제일은행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올 3월 27곳의 지점 통폐합 역시 노조의 강한 반발에도 강행했다.

제일은행 인수 후 3003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매각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노조는 마땅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먹튀 논란이 일어난 이유이다. 지점을 폐쇄한 27곳 중에서도 자가점포가 포함돼 추가 부동산 매각이 있을 전망이다.

고배당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순이익은 32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2000억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했다.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이 지난달 초 방한해 “철수할 생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노조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SC제일은행 때문에…” 금융권 긴장= SC제일은행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자 금융권은 긴장하고 있다. 금융노조의 대규모 하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서다. 산업은행의 우리금융 인수 등 메가뱅크 논란은 진정됐지만 여전히 곳곳에 암초가 놓여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유의 피인수를 반대하며 다시 거리 투쟁에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오는 22일 전국 24개 지부 1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노조와의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이날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노조가 협상을 채택하지 않고 파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파업 시작 전까지 열린 자세로 노조와의 협상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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