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생한 고리원전 1호기 가동중단의 원인이 전원공급 차단기 부품결함으로 밝혀진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납품한 다른 차단기 1개에서도 결함이 발견됐다.
현대중공업은 결함을 없애기 위해 납품 2년 후 설계변경까지 했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21일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현대중공업이 납품한 고리원전 1호기의 나머지 차단기 41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이 중 1개에서 추가로 결함이 확인돼 교체됐다.
결함이 확인된 차단기는 가동중단을 초래한 차단기와 같은 4천A(암페어) 규격이었다.
가동중단을 가져온 차단기의 경우 내부 연결단자를 고정하는 스프링의 장력이 부족했는데 같은 규격의 다른 차단기에서도 똑같은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2007년 8월 납품한 차단기 중 4천A 규격은 이들 2개였으며 나머지 40개는 3천A와 1천200A 규격이었다.
다행히 4천A 규격을 제외한 나머지 차단기에서는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4천A 규격 차단기의 스프링은 나머지 것과 달리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또 현대중공업은 1.24㎜였던 4천A 규격 차단기의 스프링 굵기를 2009년 1.4㎜가 되도록 설계를 변경했으나 한수원은 모르고 있다가 이번 KINS의 고장원인 조사과정에서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KINS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리콜'을 하지 않은 셈이지만 설계변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한수원에도 문제가 있다"며 "계약내용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원전 가동중단에 따른 손실(하루 5억2천만원)에 대해 현대중공업에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