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진정한 초일류되려면 □□사이드 만들어라"

입력 2011-03-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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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삼성 사장단에 조언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한국과 일본 기업은 미국 인텔과 애플에서 배워야 한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가 지난 16일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보는 삼성’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인텔인사이드와 애플아웃아시드가 못되고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인텔인사이드는 중앙처리장치(CPU)에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아웃사이드는 반대로 완제품을 설계해 외부 업체에 부품 생산을 주문하고 오픈 애플리케이션 정책으로 새로운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양사가 만들어 내는 환경은 타사에서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과 부가가치를 가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삼성 불안한 1등...차세대 기기 후발주자 멍에 벗어야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다. 삼성전자는 AMOLED패널·D램·낸드플래시 등 세계 1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형상 애플보다 인텔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로, 인텔은 CPU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D램은 하이닉스, 낸드플래시는 도시바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4분기 말에는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41.7%를 기록했으며 하이닉스는 21.8%를 나타냈다. 낸드플래시에서는 삼성 37.5%, 도시바 35.5였다.

삼성전자는 TV나 패널에서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소니 등과 치열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위를 점하던 LCD 패널은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반면 인텔은 전세계 PC와 서버 CPU 시장에서 약 80% 시장점유율을 기록, 2위 AMD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개발(R&D) 투자에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0년 인텔은 66억5500만달러(7조4635억원), 삼성전자는 26억2000만달러(2조9495억원)의 R&D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R&D 투자(9조1000억원)로 보면 더 많지만 인텔은 CPU 관련 본업에 집중한 점이 다르다.

애플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관계에 있다. 애플은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와 아이디어 면에서 경쟁한다.

애플은 R&D 직접투자 규모로 보면 인텔·삼성전자·MS 등에 크게 못 미친다. 애플은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와 아이디어 면에서 비교된다. 애플은 소형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로 아이폰을 개발해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 아이폰 대항마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가 있으며 LG전자도 옵티머스 시리즈로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애플은 오픈 애플리케이션 정책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선두기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 도처에 있는 외부 개발자들에게 수많은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아웃소싱 했기 때문이다. 개발자와 애플은 아이폰의 환경에서 수익을 7:3으로 나눈다.

하드웨어 부분에서 삼성전자·LG전자·소니·노키아 등 휴대폰 전문 제조 업체들이 앞설 수 있지만 아이폰은 아이디어와 하드웨어 최적화로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5.9%(4750만대)를 판매, 3위를 기록했다. 이를 발판으로 애플은 아이패드 시리즈를 발매해 세계 태블릿 시장의 70∼80%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앱스토어’라는 아이디어 하나가 전체 휴대폰 태블릿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2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고성능 갤럭시탭을 통해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 ‘삼성사이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자극의 달인이다. 지난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이 매너리즘(발상면에서 독창성과 신선함을 읽음)에 빠졌다고 판단, 수백명의 임원들을 모아 놓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며 기존 상품군과 관습을 일신할 것을 주문했다. 이른바 신경영이다.

이 회장의 자극을 계기로 삼성전자를 초일류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0년 3월 24일 경영에 복귀하면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쓰러져 간다”며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도 10년 후에는 사라질 것이다”라고 삼성 조직을 다시 자극했다.

이번에는 ‘생각이 젊은 조직 경영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또다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맡은 것을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고 삼성이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생각은 올해 투자로 이어졌다. 삼성은 올해 43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R&D 투자는 전년 대비 약 3조원을 늘렸다.

매주 수요일 개최하는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주요 화두는 미래성장과 관련한 인재양성·기술투자·조직변화 등이다.

‘삼성사이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삼성이 미래를 위해 구상하는 신사업은 메모리반도체·LCD디스플레이·시스템반도체·OLED·헬스케어·바이오로 조금씩 기울어지는 듯 하다.

삼성은 M&A와 벤처투자도 병행해 신기술 및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사업에 후발주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초일류 기업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인텔이나 애플처럼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이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초일류 삼성이 되려면 최근 발굴해 나가고 있는 사업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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