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1년]삼성, 빠르고 젊어졌다

입력 2011-03-23 11:17 수정 2011-03-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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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될 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24일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그룹에 던진 숙제다. 이른바 ‘위기론’이다.

그로 부터 1년이 지났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복귀 1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생각할 시간이 없다”며 “현재 맡은 것을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고, 뛰고,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시장에 내서 그걸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조직 내 긴장감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장이 여전히 ‘위기’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장의 어록을 정리해 보면 ‘위기’에 대한 경계가 빠지지 않는다.

“(내년에 삼성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2010년 9월 17일), “21세기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판단과 결정도 빨라야 한다”(2010년 10월 30일) “저도 긴장하고 있고, 임직원도 더욱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2010년 12월 1일) 등등 임직원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끊임없이 당부했다.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 사업 및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진다.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이 자리잡아야 한다”(1월3일) “한국기업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1월9일)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니까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될지 상상을 못한다”(1월19일) 등 경계의 강도는 약화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경영 복귀 후 1년 동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었다. 하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이다. 국가적 차원의 도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10여 차례 해외를 오갔다. 다른 하나는 지난 20여년간 이끌어 온 삼성이 글로벌 위기에서도 톱클래스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작업이었다.

이 회장 경영복귀 후 ‘젊은 삼성’은 가장 가시적인 변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및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및 제일기획 부사장 등 3자녀의 승진 인사를 단행해 전면배치한 것이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도 가시화했다. 삼성은 이 회장 복귀 직후인 지난해 5월11일,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5대 신수종사업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회장 보좌조직으로 과거 부정적이었던 전략기획실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계열사를 돕고 협력사를 지원하는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미래'를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으며 분발을 촉구하는 이건희 회장 특유의 ‘위기론’이 삼성을 보다 기민한 조직으로 만들었다”며 “이 회장 복귀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의사 결정이 빠르고 과감해졌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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