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패밀리]미쉐린의 123년 창업경영 '미슐랭' 가문

입력 2011-03-18 11:08 수정 2011-03-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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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프랑스 시골 자전거 수리점서 출발...포브스 선정 가장 존경받는 자동차부품업체

세계 최초의 공기주입식 타이어 개발, 123년 전통의 창업가문 경영, 꼬리를 무는 혁신개발.

프랑스를 대표하는 타이어업체 미쉐린을 이끄는 미슐랭 가문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수식어다.

미쉐린은 창립자 가문 미슐랭의 영어식 발음이다.

미쉐린은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쪽으로 400km 떨어진 클레몽 페랑시(市)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타이어 메이커로

전 세계에 11만1100명의 직원을 거느린 프랑스의 국민기업으로 알려져있다.

미쉐린은 올해 포브스가 꼽은‘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자동차 부품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쉐린의 시작은 미미했다.

미쉐린은 외딴 시골지역인 클레몽 페랑의 조그만 자전거 수리점에서 1888년 출발했다.

▲미쉐린의 앙드레 미슐랭(왼쪽)과 에두아르 미슐랭 창립자 형제
앙드레 미슐랭과 에두아르 미슐랭 두 형제는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수리점에서 고무브레이크 패드를 주로 생산했다.

미슐랭 형제는 자전거 고무바퀴의 펑크를 쉽게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 오늘날의 탈부착이 가능한 타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탈부착 자전거 타이어로 대성공을 거둔 미쉐린 형제는 더 넓은 시장을 찾아 나섰다.

1895년 직접 제작한 자동차를 몰고 파리~보르도~파리 구간의 자동차경주대회에 참가했다.

‘번개’라는 명칭의 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미쉐린의 공기 주입식 타이어를 장착해 미슐랭 형제의 이름을 업계에 처음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형제 경영은 그러나 1931년 형인 앙드레가 타계하면서 막을 내렸다.

홀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던 동생 에두아르의 뒤를 이은 것은 뜻밖에도 사위였다.

아들 두 명이 모두 자동차 사고 등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비탄에 빠진 에두아르는 1938년에 사위인 로버트 푸이서스를 경영 일선에 세워놓은 뒤 1940년 생을 마감한다.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는 타이어용 고무 등을 포함한 원자재 대란을 몰고와 미쉐린을 곤경에 빠뜨렸다.

급기야 클레몽 페랑 공장은 1944년 나치의 폭격까지 받게 된다.

첫 번째로 맞은 대형 위기였다.

이 위기에서 미쉐린은 기막힌 신제품 개발로 돌파구를 찾았다.

1946년 특허 등록한 ‘래디얼 타이어’다.

래디얼은 전 세계 타이어 산업의 판도를 일순간에 바꾼 혁신 제품이었다.

현재 타이어시장에서 판매되는 타이어 중 95%가 래디얼 타이어다.

더 가벼우면서도 지면과의 마찰력을 줄인 래디얼은 기존 타이어보다 내구성은 30∼40%, 연비는 25∼30% 개선시켰다.

한마디로 대박 제품이었다.

미쉐린은 1979년까지 장장 24년간 래디얼 타이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신제품 하나 덕분에 9개월마다 1개씩 공장을 건설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140개국 이상에 판매 지사를 열어 글로벌화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1955년엔 사고로 죽은 에티엔 미슐랭의 아들인 프랑수아 미슐랭이 경영에 본격 참여하며 3세대 경영의 막이 오르게 된다.

3세대 프랑스아는 기업 인수합병(M&A)로 미쉐린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린다.

1981년 프랑스 타이어메이커인 클레버-콜럼버스를 시작으로 1990년에는 최대 타이어 시장인 북미를 공략하기 위해 미국의 유니로열 굿리치 타이어를 인수했다.

하지만 유니로열을 인수하느라 무리하게 차입금을 끌어쓴 탓에 자본보다 부채가 4배나 많은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는다.

미쉐린은 그러나 신제품 개발로 또다시 승부수를 뛰웠다. 1994년 ‘그린 타이어’를 개발해 두 번째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그린 타이어는 세계 최초의 친환경 타이어로 핵심 원자재였던 타이어 고무용 카본블랙 사용을 줄이고 대신 모래에서 추출한 실리카를 이용해 연비,내구성,안전성을 높인 획기적 제품이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4개의 미쉐린 타이어 중 1개가 그린 타이어다.

미쉐린의 4세대 경영은 프랑스와의 아들 에두아르 미슐랭 주니어와 이중 6촌 미셸 롤리어에게 이어졌다.

에두아르는 2002년 부친이 공동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당시 북미 시장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직원 7500명을 감원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으로 주목을 받았다.

에두아르는 하지만 지난 2006년 43세의 나이에 바다낚시 도중 당한 사고로 돌연 사망했다.

당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경제가 애도하고 있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를 이어 미쉐린의 경영을 승계한 인물은 미쉐린 가문의 직계가 아닌 이종 6촌 미셸 롤리어 회장(62).

에두아르 회장의 자녀는 너무 어린 데다 그의 형제자매는 경영 참여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볼때 미쉐린의 오너경영은 최근 롤리에 회장의 사임으로 막을 내렸다.

미쉐린은 올해 2월 롤리에 회장이 겸임하던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고 장 도미니크 세나르 경영파트너가 CEO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쉐린은 오는 5월13일 예정된 특별 주주총회에서 주주 표결로 CEO를 최종 교체할 예정이다.

미슐랭 가문은 그러나 미쉐린 전체 지분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쉐린의 지난해 매출은 178억9000만달러, 순익은 10억480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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