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 ① 김준일 락앤락 회장

입력 2011-03-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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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시장서 '잔뼈'... 밀폐용기 하나로 '巨富' 반열에

1조원. 재벌가의 자제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대다수의 국민이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만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하지만 재벌가의 자제도 아니면서, 더군다난 배움의 혜택을 많이 받지도 않은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산 1조원대의 부호가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제품도 아닌 밀폐용기 제품 하나로만 사업에 성공하고, 증시에 상장해 소위 ‘대박’을 터뜨린 이가 김준일(59·사진) 락앤락 회장이다.

김준일 회장은 락앤락 주식 2676만7598주(53.54%)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3월 4일 종가기준)는 약 8432억원이며, 지난해 6월에는 보유주식가치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특히 주식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한 것도 아니고 우수제품 생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시작한 점, 재벌가의 자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시작해 1조원대의 ‘거부(巨富)’된 김 회장의 성공스토리는 성공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 “세간의 관심 부담스럽지만 현 주가 만족 못해”

언론을 통해 신흥 주식부호라는 타이틀이 붙으면서 갑자기 쏟아진 세간의 관심에 김준일 회장은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열심히 제품 제작과 판매를 했을 뿐인데 갑자기 신흥주식부호라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자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가 아는 ‘락앤락’이라는 회사의 주가는 지금 수준에 머물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자라온 성장배경탓에 어려서부터 상업과 친숙했던 김 회장은 청년시절 수입물품을 남대문 시장에 파는 중간상인 일을 했다.

자신이 잘 아는 주방용품에 집중한 결과, 남대문에서 ‘김준일’이라는 이름 석자만 대면 모두 알 정도의 위치까지 올랐다.

유통업에 만족하지 않은 김 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제품생산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에게도 시행착오를 겪게 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다보니 실적이 좋을 리 만무했던 것.

이런 와중에 공장시설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차입했던 스위스 프랑과 일본 엔화가 폭등하면서 김 회장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

김 회장은 “세상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당시 집사람이 술상을 하도 많이 차리다보니 달인의 경지까지 도달했다”며 당시를 소회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김 회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김 회장은 “회사의 현재 주가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새계 주방생활용품 넘버 원 브랜드로 도약할 때까지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뜻하지 않게 찾아온 해외로부터의 기회

락앤락은 국내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탔다.

김준일 회장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국내 홈쇼핑을 통해 제품 판매를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던 중 1999년 홍콩 전시회에서 우연하게 해외 바이어가 락앤락 제품믈 보고 세계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 소개됐다.

2003년 3월과 2004년 1월에는 QVC에서 ‘오늘의 특별제품(Today's Special Value)’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2007년 9월에는 5만9000세트 판매를 기록했다.

2004년 3월 독일 QVC 홈쇼핑에서도 생방송 중 분당 466세트 판매 기록과 함께 방송 6회 만에 전량 판매기록을 세우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과 독일로 제품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국산제품에 대한 호평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락앤락은 이를 기회로 삼고 한국 홈쇼핑 채널에 진출, 분당 1000만원 매출이라는 ‘전설’까지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우리 제품을 소비자가 알아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서운함도 있었지만 당시에 이같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라는 마음을 가졌죠”라고 당시를 소회했다.

◇ 블록화 경영으로 2020년 매출 10조 목표

지난해 매출 3880억원을 올렸던 락앤락은 10년안에 외형을 25배 가까이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락앤락이 뽑은 카드가 ‘블록화 경영’.

‘블록화 경영’은 글로벌 시장을 6개의 블록으로 나눠 각 블록들이 독립적인 개체로 자립 자족하는 경영체제를 말한다.

락앤락은 “글로벌 경제도 아세안,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경제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국제정세와 맞물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각 블록별로 현지에서 생산·판매, 마케팅·투자, 연구·개발, 인사관리, 인수·합병(M&A) 등을 자체적으로 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현지시장에 맞는 제품개발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유동성 확보 및 운송시간?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락앤락이 목표로 한 블록경영은 △중국·몽골 지역 △아세안·오세아니아 지역 △아메리카 지역 △유럽 △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이다.

이처럼 김 회장이 ‘블록화 경영’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홍콩·마카오 지역에서의 성공이 작용했다.

락앤락은 중국시장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156.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435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김준일 회장은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으로 블록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전세계를 블록으로 나눠 2020년 매출 10조원의 토탈 주방생활용품 톱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1952년 경북 대구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학사 △국진유통(락앤락 전신) 대표이사 △락앤락 회장 △(사)한국주방생활용품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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