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명품 아울렛, 新삼국지

입력 2011-03-07 11:00 수정 2011-03-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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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2세들 미래 먹을거리 자존심 건 대결

유통업계 빅3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3간 프리미엄 아울렛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도 올 연말 오픈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로 무장한 ‘파주 아울렛’ 건설에 한창이다. 현대백화점까지 프리미엄 아울렛 진출을 선언하면서 ‘유통 빅3’의 ‘프리미엄 아울렛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유통 2세들이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삼아 진두지휘하면서 이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세대교체 끝낸 2세 경영인 자존심 대결 =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의 문을 연 것은 신세계백화점이다. 교외형 쇼핑몰을 지칭하는 프리미엄 아울렛은 명품 및 고가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평균 20~60% 가량 싸게 판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유통시장에서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명품소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아울렛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에 흥미를 느낀 신세계는 미국 아울렛 시장 1위 기업인 첼시 프로터티 그룹과 50대50 합작을 통해 2007년 6월 여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첼시’를 선보이면서 ‘명품 아울렛’을 국내 들여왔다.

당시 우리나라의 쇼핑 문화도 가족들이 함께 교외로 드라이브 하면서 여가와 병행하는 형태로 바뀌는 전환시기를 맞고 있어서 서울 근교의 쇼핑 나들이가 점차적으로 많아지는 시기였다. 첼시의 아름다운 전경과 편리한 외부 시설과 좋은 품질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명품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신세계의 판단은 적중, 오픈 첫해부터 연평균 20% 이상 매출신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세계의 성공에 자극받은 영원한 유통맞수 롯데가 뒤질세라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이때부터 ‘명품의 대중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명품 아울렛 시장 성장에 한몫했다. 2008년 12월 버버리, 듀퐁 등 23개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130여개 브랜드를 갖춘 ‘김해 아울렛’을 오픈한 롯데는 개장 첫해에 연 매출 목표 13%를 초과한 1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같은 해 첼시도 2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프리미엄 아울렛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인 1000억원 미만으로도 점포 개장이 가능할 만큼 투자 부담이 적은 반면에 롯데 김해점과 신세계 여주점이 보여준 성잠 잠재력은 크다”며 “유통업계가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렛 출점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유통 2세들이 경영전선에 전면으로 나오면서 미래사업으로 ‘아울렛’을 선택,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성장 가능성 커 미래 먹을거리 부각 = 백화점 업체들이 앞다투어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도심에 쇼핑공간이 들어설 만한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웬만한 도시에는 백화점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의 출점을 불가능하기 때로운 새로운 업태로의 전환이 필요, 이를 충족시키는 모델이 바로 명품 아울렛 사업이란 것. 더욱이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은 생활 수준과 소득이 향상되면서 명품이 대중화돼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또 명품은 중산층 이상의 계층을 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아울렛이라는 매장형태 역시 불황에 강해 사업의 안전도가 높다.

첼시 아울렛은 2007년 오픈 이후 매출이 해마다 20% 신장해 지난해 3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신세계 첼시 관계자는 “가족나들이와 명품 선호도 현상이 높아지면서 여주 아울렛을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또 백화점보다 평균 20%~3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140여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본사가 직접 보증하는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어 해마다 매출 신장률 20%에 달한다”고 말했다.

첼시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세계는 오는 3월18일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2호점을 오픈한다. 국내외 100여개 명품 패션 및 잡화 브랜드를 입점, 유럽 스타일의 고품격 쇼핑타운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부산에도 입지를 현재 확보한 상태로 프리미엄 아울렛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김해점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획득한 롯데도 아울렛 출점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12월에 오픈하는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에 이어 2013년 상반기 이천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한발 뒤쳐져 있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정지선 회장이 최근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진출을 선언하면서 이들의 경쟁에 가세했다. 정 회장은 관련 사항을 직접 챙길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현재 전국 몇 곳의 부지를 물색 중이며, 오너의 의지가 담긴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신동빈 회장, 신세계의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회장 등의 유통 2세들의 묘한 경쟁관계가 형성하면서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은 ‘황태자’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파주대첩' 정용진 먼저 웃었다

신동빈 '절치부심' 끝…올해 하반기 오픈

롯데 신동빈과 신세계 정용진의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 아울렛 부지를 놓고 신세계와 한반탕 혈전 끝에 설욕을 맛본 신동빈 회장이 보란 듯이 파주에 아울렛 오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픈 예정인 신세계 ‘파주 아울렛’은 ‘프리미엄 아울렛’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한 신세계 정 부회장의 두번째 작품이다. 특히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선보인 첼시에 이어 지난해 신세계 총괄대표에 임명되면서 그는 파주 아울렛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롯데가 소유주 CIT랜드와 파주 통일동산 부지 임대계약을 맺고 정식토지 거래협상을 벌여왔으나 지지부진한 틈을 타 토지 소유권을 뺏어온 것도 정 부회장의 공이 컸다. 롯데보다 비싼 평당 120만 원을 제시하며 일사천리로 거래를 성사시키라고 특별 주문한 것.

자존심에 치명타를 입은 신 회장은 비싼 돈을 들여가며 기어코 파주에서 부지를 확보, 신세계와 전면전을 치룰 예정이다. 롯데는 신세계보다 3.5배 가량 비싼 평당 422만원에 파주출판단지르 확보하고 ‘파주대첩’을 예고하듯 공사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012년 하반기께 파주출판단지 아울렛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신회장의 의지가 더해지면서 올 연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서울과 더불어 2013년 완공예정인 ‘교하신도시(現 약 3~4만명 거주, 완공시 21만명)’등의 수도권을 아우르는 광역상권을 형성해 입지를 다질 계획”이며 “인근에 생태공원이 조성되면 국내 최초의 수변공원 아울렛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롯데와 신세계의 아울렛 입점은 서로 겹치지 않았지만 파주를 시작으로 비슷한 위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장하며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부산 기장군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인다고 밝혀 롯데의 김해점과 경쟁관계로 대치된다. 또 롯데는 2013년 오픈을 준비로 이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건설을 준비하고 있어 첼시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용인, 과천, 오산 등 수도권 인근 지역이나 지방 광역시 부근에 사업성과 접근성을 두루 갖춘 아웃렛 사업 부지를 물색하여, 신성장동력인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국내에 아울렛이 선보인 이래 처음으로 동일 지역(파주)에서 유통 맞수가 맞붙게 됐다”며 “롯데와 신세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의 전선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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