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강국]美ㆍ日 '인재사관학교' 기업인이 만들었다

입력 2011-01-31 11:12 수정 2011-01-3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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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인재 경쟁력

국경과 영역을 초월한 인재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역량 있는 인재 확보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 명의 인재가 회사 전체를 먹여 살리는 ‘인적 자본’, 이른바 ‘휴먼 캐피털(Human Capital)’ 시대를 맞아 인재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의 인적 자본은 고등교육 진학률 증가, 생산 기술의 발전에 따른 업무능력 향상과 고급 여성 인력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수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12년 간의 초·중·고 과정과 대학 과정 4년, 더 나아가 석·박사 과정 5년 등 최장 21년 간을 제도권에서 교육을 받고도 사회에 나오면 직장 내 교육을 별도로 받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채용한 인력을 즉각 현장에서 활용하지 못해 재교육에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부 대학과 민간 기업들이 남다른 선견지명으로 일찍이 인적 자본 확보에 나선 사례가 여럿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CMU)과 일본 마쓰시타정경학원(松下政經塾)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기관의 공통점은 당대에 내로라 하는 기업인이 차세대 국가 인재 육성을 위해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들 학교는 철저한 연구·현장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졸업 후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실현했다.

▲앤드류 카네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CMU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노동자 계층 자녀들을 위해 100만달러를 들여 설립한 직업훈련학교가 모태다.

CMU는 지난 1905년 ‘카네기공업학교’로 처음 문을 열었고, 1912년 피츠버그 시에서 정식 인가를 받고 ‘카네기공과대학’으로 새출발, 4년제 학위 과정을 시작했다. 이후 1967년 멜론연구소와 통합해 명칭이 현재의 CMU로 변경되면서 종합대학으로 거듭났다.

CMU의 컴퓨터공학과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캘리포니아대·버클리대와 나란히 미국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는 1972년 취임한 리처드 사이어트 총장이 제시한 ‘비교우위 전략’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사이어트 총장은 “의대·법대 등 이미 초일류가 즐비한 분야에 뛰어들어봐야 만년 2등에 불과하다”고 판단, 컴퓨터와 인지과학, 심리학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해킹 등에 관한 세계적 인터넷 보안관련 민간기구인 CERT는 이런 환경에서 탄생했으며, 인터넷 검색엔진 라이코스도 CMU의 작품이다.

덕분에 CMU는 개교 30여년 만에 3000개가 넘는 미국 대학 가운데 가장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MU는 직업 전문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창업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사회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정경학원은 파나소닉의 전신인 ‘마쓰시타전기산업’의 창업주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지난 1979년 70억엔을 들여 설립한 인재양성 학교다.

마쓰시타 창업주는 현재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과거 가난과 병약, 무학으로 배움에 대한 동경이 남달랐다.

그는 생전에 “일본은 패전의 아픔을 딛고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세계에서 경제대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인류 번영과 세계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경제력에 부합하는 사회적 영향력이나 정치적 지도력이 결여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인적 자본 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기업홍보지 ‘PHP’를 통해 계몽운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마쓰시타정경학원 역시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설립했다.

정치인의 요람으로 일컬어지는 마쓰시타정경학원은 개교 이후 30년간 총 2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은 정계와 재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 지도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별취재팀

☞ 휴먼 캐피털(Human Capital)

‘휴먼 캐피털’은 게리 베커 시카고대학교 교수의 1964년 저서로, 인간을 자본으로 설정, 이른바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가 교육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시경제의 분석 영역을 인간행동과 상호작용으로까지 확대한다는 이론이다. 베커 교수는 이 이론으로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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