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금속을 확보해라" 지구촌은 '자원 전쟁' 중

입력 2011-01-03 11:01 수정 2011-01-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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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수출쿼터 줄이고 관세율 높여, 수입국들 공급부족 가격상승 이중고, 日 조달창구 다양하 모색, 국내산업계는 대책 골머리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자원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이 올해부터 자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의 수출쿼터(수출 한도량)를 11.4% 줄이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자원고갈 방지와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1월 1일부터 희토류에 최대 25% 이상의 수출관세를 부과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및 액정표시장치(LCD) 광원 등에 쓰이는 세륨, 전기전자용 신세라믹에 사용되는 란탄늄 등 그동안 무관세로 수출되는 희토류에 25%라는 무거운 관세가 매겨진 것이다. 또 하이브리드카 모터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소형 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디뮴은 현행 15%에서 25%로 관세가 인상됐다.

희토류 수입국은 가격 상승에 공급 부족의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희토류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수출 감축 조치 발표에 즉각 우려를 표명하며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희토류 최대 수입국인 일본도 발끈하긴 마찬가지다. 일본은 올해부터 중국 수입품 중 440여개의 제품에 대해 개발도상국 지원을 목적으로 한 특혜관세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다. 제외 품목은 플라스틱 가정용품, 완구류, 의류, 농수산물 등 중국의 주요 수출품목이다.

◇자원전쟁 격화 “첨단산업을 통제하라”= 새해 벽두부터 강대국의 희토류를 둘러싼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면에는 첨단산업의 필수 재료인 희토류 통제를 통해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깔려 있다. 자원을 무기화 한 21세기 자원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불똥은 국내 산업계에도 튀었다. 당장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세륨은 지난해 1월 Kg당 평균단가가 3.8달러였던 것이 9월 42.5달러로 11.2배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란탄늄은 5.7달러에서 36.5달러로 6.4배 올랐다.

중국에서 희토류를 들여오는 한화무역 관계자는 “최근에는 희토류 수급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희토류를 사용하는 국내 산업계에서는 원가 상승이란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 하이브리드카 관련 부품을 만드는 업체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한국전기초자, 삼성코닝 등 디스플레이, 신세라믹, 반도체, 2차전지 등을 만드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희토류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의 LCD 패널 생산업체에 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는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BLU에 들어가는 형광체 생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고세이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아직은 원가 부담 상승에 대한 영향은 적다”며 “새해에도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의 광원 역할을 하는 BLU의 형광체에는 세륨, 테르븀 등의 희토류가 사용된다.

이에 반해 대비책은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썩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는 희토류를 직접 들여오기 보다는 일본 업체들이 가공한 화합물 형태를 들여오는 것이 수입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요와 공급 구조에 따라 가격 결정권이 일본 업체에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2009년 기준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점도 우리 기업의 대응책 마련이 쉽지않은 이유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희토류 통제하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반면 일본은 중국 중심의 희토류 조달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당장 일본 정부와 도요타자동차 계열의 도요타통상은 베트남 희토류 광산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외에 몽고, 카자흐스탄 등에게도 막대한 개발 원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희토류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합의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네오디뮴 자석을 대체하기 위한 자석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새로 개발한 자석을 2년 내에 에어컨, 냉장고,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 그린산업ㆍ원천기술 강화 위해 희소금속 확보 서둘러야 = 일본이 이처럼 희토류 확보에 적극적인 데는 원천 기술 강국의 지위를 유지 하기 위해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희토류를 포함한 희소 금속을 가공하면서 부품 및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며 “소재기술의 경쟁력과 첨단 제조업의 기반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일본은 대체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의 돌파구 모색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도 자원 잠재력이 있으면서 제조업 비중이 낮은 호주, 캐나다, 러시아와 리튬의 볼리비아, 크롬 등의 희소금속을 보유한 카자흐스탄 등과 포괄적인 경제개발 협력관계 구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차전지, 태양전지, LED 등 신성장동력 산업의 선점을 위해서도 희토류 등 안정적인 희소금속 공급처 마련이 필수란 얘기다. 금속자원의 공급난이 확대될 경우 원천 기술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원천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대체기술 개발과 자원 확보는 선결돼야 할 과제다.

◇희토류란 =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 상에서 제3A족인 스칸듐(Scandium, Sc, 번호 21), 이트륨(Yttrium, Y, 번호 39) 및 원자 번호 57(란탄늄)에서 71(루테튬)까지의 란탄계열 원소 15개를 더한 17원소를 뜻한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도 오랫동안 잘 견뎌내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화학적 성질 때문에 광학유리, 전자제품, 금속첨가제, 촉매제 등 첨단 산업의 중요한 원자재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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