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차세대 뉴리더] 최태원 SK 회장,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전도사’

입력 2010-11-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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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서밋 의장역할 수행... 글로벌 감각 탁월 평가

국내 재계 주요 인사 가운데 최고의 글로벌 감각을 지닌 CEO로 꼽히는 최태원(50) SK그룹 회장.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과 부친 최종현 회장에 이어 3대째 SK그룹 경영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스위스 다보스 포럼 등을 통해 꾸준히 대외활동을 펼쳐왔던 최 회장은 지난 10~11일 열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그 방점을 찍었다.

세계 유수기업인 12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최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의 ‘신재생 에너지’ 라운드 테이블의 컨비너(의장)를 맡아 국내외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이 참석한 회의를 이끌었다.

이번 회의에 초대된 국내 대기업 총수 15명 중 최 회장이 유일한 컨비너였다.

조직위 측은 “이번 행사가 국제행사임을 감안해 한국 컨비너는 한명으로 제한했다”며 “기업규모와 개인역량 등을 감안했을 때 최 회장이 적임자로 결정됐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1일 오찬에서도 건배사를 맡아 영어로 “한국식으로 건배를 제안하겠다. 내가 ‘글로벌’이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하모니’라고 소리쳐 달라”며 오찬장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 재계 대표적인 ‘국제통’= 최태원 회장은 재계 총수들 가운데서도 국제감각이 탁월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02년 최 회장은 국내 인사 중 최초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동아시아 지역경제 지도자 회의’의 공동의장을 맡아 회의진행과 함께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국내 기업인 최초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이사로 선임됐고,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최 회장은 UNGC 이사로서 활동하면서 기업적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단순 기부 형태의 전통적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사회적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 전통적 사회공헌활동 보다 훨씬 효과가 큰 ‘행복한 학교’ 등 사회적 기업 모델의 중요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해외 비즈니스의 결정판은 스위스 다보스 포럼행사 가운데 열리는 ‘한국의 밤’. 이 행사는 최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강력하게 건의해 만들어졌다.

전세계의 국가원수급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야말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최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현재 ‘한국의 밤’ 행사는 다보스포럼에서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외에도 서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와 페루 APEC CEO 서밋에서 개막 연설을 하는 등 국제규모의 행사에서 최 회장은 국내 기업인을 대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같은 그의 노력이 이번 비즈 서밋에서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최 회장은 지난 11일 오후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비즈 서밋 기자회견에서 “한국기업인을 대표해 컨비너로 활동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었다”며 “이번 회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기업간 다양한 조합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서 앞으로 많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의 대표적인 ‘국제통’인 평가되는 최태원 SK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이 모이는 각종 포럼이나 회의를 ‘한국’을 알리는 자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08년 6월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OECD장관회의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SK)(`)
◇ ‘낀 세대’ 최 회장

한국 재계 이끌 실질적 인물로 꼽혀= 최태원(50) 회장은 주요 그룹 총수(오너 2세) 가운데 젊은 편이다. 이건희(68)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72)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65) LG 회장 등에게는 조카뻘이지만 이들 원로그룹과 함께 한국 재계를 대표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과 함께 차세대 한국경제를 이끌 리더군으로 꼽히는 이재용(42) 삼성전자 부사장, 정의선(40) 현대차 부회장, 구광모(33) LG전자 과장들에 비해서는 오히려 나이가 많은 편이다. 어찌 보면 재계 오너들 가운데 ‘낀 세대’에 속한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위치가 오히려 최 회장이 한국경제를 선도해 나갈 적절한 이유로 꼽는다.

현재 주요그룹 총수들의 나이가 70대에 육박하는 등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오너 3세들에게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제 40대 초반인 오너 3세들의 경영능력에 대해 우리 사회는 여전히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이에 반해 최 회장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경영에 참여하면서 이제는 경영의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정주영-이병철-김우중’ 등이 한국 경제를 이끈 재계 1세대라면 ‘이건희-정몽구-구본무’ 등은 2세대로 평가된다.

여기에 3세대 대표 경제인으로 ‘이재용-정의선-정지선’ 등이라면 최 회장은 2세대와 3세대 기업인들을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비슷한 연배의 동료 기업인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재계 대표인사 중 한 명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며 “이같은 이유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공석일 때마다 최 회장은 잠재적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SK 실현이 과제

SK의 과제는 현재까지 그룹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통신, 정유, 석유화학 등이 성장의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몰아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SK그룹의 생존기반을 어떻게 다지느냐가 최 회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 가속화와 2차전지 등 기술기반의 녹색성장, 해외자원개발, 생명과학 등 성장사업의 기업경영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를 세계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최 회장이 ‘제2의 SK’라고 부를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국가다. 최 회장은 SK차이나를 중심으로 중국사업 체계를 재구축하고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을 글로벌 거점지역에 포함시켰다.

또 SK가 ‘세계와 인류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신규사업들이 실행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20년까지 17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SK라는 범선의 선장인 최태원 회장이 앞길이 순탄치 않은 풍랑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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