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꽁꽁'...民心도 얼어붙었다

입력 2010-11-01 11:03 수정 2010-11-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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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경기진단] 소비자 심리지수 3개월째 곤두박질...일시적 부양효과 사라지면 성장둔화

택시기사인 최모(55)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앞 도로 한 쪽에 택시를 세워둔 채 연신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다.

오후 12시부터 4시간 동안 일을 했지만 손에 쥔 돈이라고는 고작 1만원뿐.

최씨는 “돈벌이가 명절이라 택시를 잘 이용하지 않는 1~2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 달에 130만원 밖에 안된다”며 “작년에 비해 50만원 이상 수입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최씨는 “하루살기가 힘들어 보험도 깨도, 1300만원 대출도 받았다”며 “이렇게 힘든 것은 택시기사 13년만에 처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살기 힘들어서다. 장사는 안되는데, 물가는 오르고, 전셋값도 껑충 뛰고 있다. 자녀들 취업도 기대난이다. 서민들이 설 곳, 기댈 곳을 잃어 가고 있다.

정부는 6%의 높은 경제 성장을 자신하지만 서민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다. 정부가 진단하는 경기와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요즘 날씨만큼이나 일교차가 심각하다. ☞관련기사 3면

현재는 너무 힘들다.‘식탁물가’는 살인적이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생선과 채소 등 신선식품 지수는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인 49.4%나 급등했다. 생활형편 전망 CSI는 2포인트 떨어진 99로 지난해 4월 95 이후 처음으로 100이하로 내려갔다.

미래는 더 힘들어 보인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개월 전보다 0.2%포인트 오른 3.4%로 지난해 10월 3.4% 이후 최고치다.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3%를 크게 웃돌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각종 수치로 봐도 안쓰고, 안먹어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지갑에 자물쇠를 채울 수 밖에 없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뜩이나 죽어있는 내수 활성화는 물 건너가게 된다.

내수 위축은 이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별 국가들의 경상수지 목표치 등이 구체화되면 내수산업 육성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는 정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수출이 잘 돼도, 경제가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해도 체감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경기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경기부양 등의 일시적인 외부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를 대체할 만한 민간의 자생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내년이 문제인데 세계경제가 예상 외로 빠르게 악화되거나 수출여건이 약화되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가 느려지는 점에 중점을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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