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③ 유럽 은행권, 유동성은 무슨...자본확충에 급급

입력 2010-07-27 13:50 수정 2010-07-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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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돈맥경화 사태 어디로

(편집자주: 전세계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은행은 경기불확실성을 이유로 좀처럼 자금을 풀지 않고 있으며 회사채 시장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돈맥경화 사태를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주요국 중앙은행 밑빠진 독에 돈붓기?

② 미국 초저금리에도 자금줄은 막막

③ 유럽 은행권, 유동성은 무슨...자본확충에 급급

④ 중국 경기과열 우려에 유동성 옥죄기

⑤ 예금 밀물에 은행은 한숨?

재정위기 사태로 비상이 걸린 유럽은 여전히 유동성 고갈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은행권은 건전성 심사인 스트레스테스트라는 고비를 넘기자마자 자본 확충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유럽의 주요 91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은행들이 '자본 확충'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는 달리 유럽 기업 대부분은 은행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채권 시장에서 투자 유치에 실패하게 되면 기업들에게 투자에 필요한 장기 대출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미국 비금융권 기업들은 자금의 80%를 자본 시장에서 조달하는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내 기업들은 70%를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주말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때까지 많은 유럽 은행들이 자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미 ECB로부터 많은 돈을 대출받았다.

실제로 포르투갈 은행들이 지난 6월 420억유로(약 519억달러)를 ECB로부터 빌렸다. 이는 전달에 빌린 358억유로에서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 은행이 6월 ECB로부터 조달받은 자금은 1350억유로가 넘는다. 두 달 전에 빌린 900억유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이 역시 사상 최고 금액이다.

유럽 각국 정부들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은행들의 재정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런던의 이볼루션시큐리티스의 개리 젠킨스 채권 리서치 부문 대표는 "스트레스테스트가 비교적 쉬운 도전이었다"면서 "진정한 테스트는 은행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얼마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로존 내 자금조달 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재정난이 심각한 스페인 수위권 저축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가 지난주 2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 본드를 발행하면서 기록적인 금리를 감수해야 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 분석가들은 방코 빌바오의 경우에 대해 "유럽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향후 구조적인 도전으로 남을 것임을 상기시켜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의 알러스테어 라이언 분석가는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 미국계 머니마켓펀드(MMF)가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유럽 은행권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해왔던 MMF는 미국의 금융규제개혁법 통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추가적인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은행의 돈줄 노릇을 했던 보험업계 또한 규제 강화로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직접 자금 조달이 차입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당기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요한 점은 전통적인 은행의 돈줄이 말라버리거나 제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란은행(BOE)은 지난달 발표한 반기 재정안정 보고서에서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은행이 채권 만기 등과 관련해 향후 3년간 약 5조달러를 차입해야 하는 상황임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은행들이 과거에 비해 차입해야 하는 규모가 훨씬 커진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유로존 은행의 보유 채권이 8870억유로로 추정했다. 내년에는 7710억유로, 오는 2012년에는 7140억유로의 채권이 각각 만기를 맞이하게 된다.

▲유럽 스트레스테스트 결과(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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