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② 미국 초저금리에도 자금줄은 막막

입력 2010-07-27 13:49 수정 2010-07-27 14: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글로벌 돈맥경화 사태 어디로

(편집자주: 전세계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은행은 경기불확실성을 이유로 좀처럼 자금을 풀지 않고 있으며 회사채 시장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5회에 걸쳐 글로벌 돈맥경화 사태를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주요국 중앙은행 밑빠진 독에 돈붓기?

② 미국 초저금리에도 자금줄은 막막

③ 유럽 은행권, 유동성은 무슨...자본확충에 급급

④ 중국 경기과열 우려에 유동성 옥죄기

⑤ 예금 밀물에 은행은 한숨?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기금목표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동결하고 있지만 '주식회사 미국'에게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중소기업이 죽을 맛이다. 대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차선책을 택할 수 있지만 소규모 기업에게 시중 유동성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연준이 350여개 상업용 은행과 50개 외국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중소기업의 상업용 대출금리는 평균 50만달러 기준 3.8%대를 기록했다.

이는 0.00~0.25%인 기준금리에 비해 3.5%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1986년 이후 최고치다.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이지만 중소기업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높은 대출금리와 함께 대출조건마저 까다로워지면서 제2금융권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출기관 코넥스트파이낸셜의 켄 비트리히 사장은 "대규모 대출기관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데다 대출 조건이 엄격해지면서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기관이 현금비중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높게는 10%대에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금리는 일반 상업은행에 비하면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윌리엄 던커버그 리버테벨은행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리 하한선은 5% 수준"이라면서 "은행권도 기준금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8000억달러의 경기부양책과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들은 좀처럼 자금을 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은행권 대출은 1942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이후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늘고 있는 것도 기업의 자금줄을 막고 있는 배경이다.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 대출의 5% 이상이 3개월 이상 연체돼 집계가 시작된 26년래 최악을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대손상각 처리한 돈만 530억달러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쉴라 베어 FDIC 의장은 "은행 파산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올해만 지난해의 140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들어 파산한 은행은 이미 지난주 100개를 넘어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은행권 역시 정부정책에 동조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분기 미국 은행 대부분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분기 미 전체 상업은행 가운데 분기 기준으로 대출 조건 강화에 나선 은행 비중은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영업을 진행 중인 해외은행을 포함해 80여개 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8개 은행이 전체 자산 5000만달러 이상 기업에 대한 대출 기준을 유지했다.

5000만달러 미만의 기업에 대해서도 52개 은행은 대출 기준을 유지했다.

미국 은행권의 '호주머니 지키기'에 신난 곳은 중국 은행들이다. 한푼이 아쉬운 미국 기업과 투자처 확대에 나선 중국 은행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중국 은행들은 대규모 자산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은 2008년 미국 진출 이후 자산을 10억달러 이상으로 불렸다.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상은행은 이미 지난해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GE캐피탈에 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교통은행은 1991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자산규모가 55% 급증한 14억달러를 기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친 살해 '수능만점자' 의대생, 이미 신상털렸다…피해자 유족도 고통 호소
  • “지연아 고맙다” 남의 사랑에 환호하고 눈치 봤던 백상예술대상 [해시태그]
  • 업종도 진출국도 쏠림 현상 뚜렷…해외서도 ‘집안싸움’ 우려 [K-금융, 빛과 그림자 中]
  • 김수현부터 장윤정·박명수까지…부동산 '큰손' 스타들, 성공 사례만 있나? [이슈크래커]
  • 바이에르 뮌헨,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좌절…케인의 저주?
  • 겐슬러 눈총에 후퇴한 비트코인…美 SEC, 이더리움 ETF 재차 승인 연기 [Bit코인]
  • "나는 숏폼 중독"…가장 많이 보는 건 유튜브 [데이터클립]
  • 5월 되니 펄펄 나는 kt·롯데…두산도 반격 시작 [프로야구 9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09 14:4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819,000
    • -2.37%
    • 이더리움
    • 4,185,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632,500
    • -3.14%
    • 리플
    • 728
    • -0.68%
    • 솔라나
    • 201,400
    • -2.8%
    • 에이다
    • 640
    • +3.06%
    • 이오스
    • 1,123
    • +0.81%
    • 트론
    • 174
    • +1.75%
    • 스텔라루멘
    • 149
    • -1.9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950
    • -0.73%
    • 체인링크
    • 19,600
    • -0.05%
    • 샌드박스
    • 605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