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아프간의 눈물

입력 2010-06-25 07:05 수정 2010-09-28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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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으로 십년째다. 정확히 105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지겨운 것이 아니라 진저리를 칠 정도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얘기다.

9.11 테러에 광분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10월7일 항구적 자유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감히 미국 본토를 공격하다니. 부시는 물론 전 국민이 흥분할만한 사건이었다. 알카에다를 처치하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체포하는 것이 당시 미군의 지상과제였다.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발빠르고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테러 발생 일주일여가 지난 9월19일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아라비아해에 파견됐다. 본토 항공기들은 페르시아만으로 출격했다.

대표적인 미국의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는 탈레반 정권과 단교했다. 유럽연합과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미국의 분노에 찬 전쟁에 동참했다.

상황은 미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2002년 3월에는 이름도 무시무시한 아나콘다 작전을 통해 주요 격전지인 샤히코트 계곡의 통제권을 획득하며 승승장구했다.

언론은 당시 상황을 미군의 탈레반 토벌로 표현할 정도였다.

전쟁 시작 9개월만에 아프간 과도 정부가 수립됐다. 망명 생활을 하던 국왕도 귀국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금방 잡힐 것 같던 빈라덴은 아프간 산악지역에 숨어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다.

빈라덴은 전쟁 중간중간에 비디오를 공개하며 부시를 조롱했다.

무엇보다 여론을 악화시킨 것은 인원 피해였다. 아프간전을 통해 미국은 1000명의 군사를 잃었다.

이라크전 사망자인 4491명에 비하면 4분의1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상자는 지금도 늘고 있다.

아프간전에 들어간 비용은 360조원.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당연한 얘기지만 미국의 피해는 아프간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특히 아프간 민간인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전쟁과 관련해 사망한 민간인만 2400명이 넘었다. 이중 절반 이상은 공중 폭격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이다.

아프간이라는 커다란 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넘겨졌다. 오바마는 알카에다의 위협이 여전하다며 아프간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단다.

그런 오바마가 아프간 주둔 사령관에게 한방 먹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이 롤링스톤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아프간 전략부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실망했단다. 악담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군 수뇌부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확산됐다.

당연히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23일 경질됐다.

수백만 아프간 국민들은 여전히 슬픔과 고통속에서 울고 있는데 아프간을 손에 쥐고 있는 미국은 고작 사령관 한명의 경질 소식에 호들갑이다.

아프간의 눈물은 언제쯤 마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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