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우리금융-론스타 '두뇌싸움'

입력 2010-04-16 13:36 수정 2010-04-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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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ㆍ우리금융 외국계 동향 파악... 론스타,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검토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벌어질 금융 M&A를 놓고 정부와 우리금융, 론스타가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열쇠로 금융 M&A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자본을 들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향후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이에서 론스타는 시장동향을 파악하면서 최적의 가격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정부, 외국계 동향 살피기 나서

정부가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에 관심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동향을 조사하고 나섰다.

우선 우리금융을 통해 외국계 투자자들이 그동안의 우리금융 블록세일을 통해 매수한 지분이 얼마 정도 되는지 또 우리금융 제3대 주주인 미국 캐피털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 파악된 것에 따르면 캐피털그룹이 이번 우리금융 블록세일에서 3000만주(4%)의 주식을 사들였다. 우리금융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블랙스톤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유명 IB들과 접촉해 모든 가정을 대입한 우리금융 민영화 시나리오를 주고 받고 있다.

이들 외국계 투자자들은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 8조원대의 지배지분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자들로만 할 수 없다. 산업자본과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을 동원한다고 해도 자금 한계 때문에 외국계 투자자들이 10% 이상의 지분을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로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서 우호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금융의 지분을 받아주지 못할 경우에는 민영화 작업은 수포로 돌아갈 우려도 있다.

또 정부가 신경써야 할 문제가 있다. 정부 태도에 따라 이들이 취할 합병 반대 방안에 따른 것이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향후 정부가 민영화된 우리금융 지분을 일부분이라도 보유할 경우 합병 반대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이러한 경고는 지난 2월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도 하고 나선 바 있다. 클레인 행장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할 경우 민영화 작업이 실패할 수도 있다"며 "정부가 우리금융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민영화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 론스타 "최대한 잘 팔아보자"

최근 론스타가 티저레터를 보낸 것 관련 모 금융지주사 고위관계자는 "지금의 공개입찰은 론스타의 '페이크(Fake)'이다. 이미 론스타는 공개입찰이 실패할 것을 알고 보냈다. 론스타는 이후 비공개입찰을 통해 정부 또는 정부 소유 은행에 팔기 위한 수순이다. 특히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도 론스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론스타는 우리금융이라는 대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 전략을 급히 수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과 사전에 가격을 협상하거나 인수 인사를 직접 타진하는 등 분주했지만 올해에는 우리금융 민영화 동향을 지켜보면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티저레터 발송 명단에서 우리금융을 제외시킨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은행권 판도가 정부 주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론스타의 입장에서도 우리금융과 정부의 반응을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다.

외환은행의 매각시기가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 시기와 맞물리는 것도 이같은 분석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는 해외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와 우리금융의 컨소시엄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있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6월 이후 론스타의 움직임에 국내외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 경우 한국 정부도 메가뱅크를 탄생시킬 수 있고 국부유출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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