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vs제약, CJ 항생제 대체제 놓고 '불협화음'

입력 2010-03-22 14: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식품계 “제품 질적 개선 기대” vs 제약계 ”안정성 확보 불투명“

▲CJ제일제당 김진수 대표이사
CJ제일제당(이하 CJ)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사료용 항생제 대체제를 의약품과 식품첨가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식품업계와 제약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CJ가 식품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에 비해 제약부문에는 사실상 한일약품 인수 이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생제 대체제 개발을 기회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CJ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인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사료용 항생제 대체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식품부는 오는 2012년까지 가축용사료에 인체잔류 및 유해성 논란이 있는 항생제 투여를 전면금지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바이오텍터로 명명된 이번 제품은 특정세균에만 작용하는 기생형 미생물인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항생제와 달리 유익한 세균은 그대로 두면서 병원성세균만 골라서 파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CJ는 향후 박테리오파지 원천기술의 활용범위를 확대해 조만간 양돈용 제품과 식품첨가물과 육가공 제품, 그리고 인체에 적용 가능한 의약품까지 품목을 넓힐 계획이다.

◆식품업계,먹거리 안정성 확보 기대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일단 CJ의 계획에 어느 정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경쟁업체지만 무항생제 사료 구매를 통해 식품 전반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CJ를 제외하고서라도 현재 식물추출제, 유기산세균제 등을 사용한 항생제 대체제를 일부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삼양사를 비롯해 몇몇 업체들이 사료용 항생제 대체제를 개발중에 있어 관련제품에 대한 개발붐이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발은 경쟁업체만의 호재가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쳐 식품 및 가공품의 질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데 의의를 두는 게 옳다”며 “CJ도 언급했듯이 이번 사료첨가제는 동물 메탄가스 발생을 줄이는 데도 일조할 수 있어 녹색성장과 사료효울 개선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기존 항생제 대체 효과 의문

제약업계는 CJ가 지난 2006년 한일약품을 흡수합병한 이후 대기업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당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없었던 만큼 항생제 대체제를 통해 제약부문 성장을 이뤄낼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CJ의 주요사업부문 매출은 식품과 사료가 전년대비 각각 13.1%, 9.8% 상승한 데 비해 제약부문은 14.9% 감소했고 특히 매출이익은 29.5%나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해는 국산신약 7호제품인 슈도박신이 자진 허가취하로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CJ가 이번 항생제 대체제의 의약품화 계획을 통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제약부문의 반전을 노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박테리오파지의 경우 세균을 잡아먹는 살균 바이러스 특성상 돌연변이를 초래한다는 논란이 있어왔고 미국 FDA도 의약품으로서의 박테리오파지 연구가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에 임상시험 승인조차 쉽게 내주지 않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국내사인 동아제약을 비롯 세계 각지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개발도 항생제 대체제 시장과 겹쳐 시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의 남용으로 박테리아의 내성이 강해지면서 항생제의 약효가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여러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한때 항생제 대체물질 연구에 관심을 가졌지만 안정성에 대한 문제 등으로 현재는 중소바이오업체의 결과를 보고 향후 시장진입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한 항생 대체제가 의약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동시에 항생제가 커버하는 이상의 여러 균주에 대한 살균력이 입증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테리오파지

박테리오파지는 영국의 미생물학자 프레더릭 트워트와 캐나다의 세균학자 펠릭스 데렐이 각각 1915년과 1916년에 각각 발견한 바이러스로 1920년대부터 천연 항생제로 널리 쓰였다. 이후 1940년대 초반 페니실린을 비롯해 여러 계열의 항생제가 대량 보급되면서 점차 자리를 잃어갔지만 최근 들어 항생제에 대한 내성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 내성 균주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줄 최적의 치료제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항생제 대체제는 한 외국업체가 지난 2006년 식품첨가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국내 바이오업체 1곳을 포함 약 10여개업체가 개발중에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574,000
    • -0.53%
    • 이더리움
    • 5,282,000
    • +1.05%
    • 비트코인 캐시
    • 638,500
    • -1.39%
    • 리플
    • 726
    • +0.14%
    • 솔라나
    • 233,800
    • +0.69%
    • 에이다
    • 625
    • +0%
    • 이오스
    • 1,132
    • -0.18%
    • 트론
    • 156
    • +0%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800
    • -1.49%
    • 체인링크
    • 25,670
    • +3.05%
    • 샌드박스
    • 604
    • -0.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