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뉴(NEW) 시리즈' 신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서

입력 2010-03-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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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류(混流)생산' 시장에 탄력적 대응...'뉴 SM5' 주문 밀려 연장근무에 주말특근까지

르노삼성자동차가 잇단 내놓고 있는 '뉴(NEW) 시리즈'가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며,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뉴 SM3'는 월 평균 5000대 이상 팔려나가며 르노삼성의 질주에 불을 지폈다. 이는 기존 SM3에 비해 약 4배 이상 판매가 증가한 것. 지금도 '뉴 SM3'의 출고대기고객은 2000여명에 달한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 1월 출시된 '뉴 SM5' 역시 2개월 채 되지도 않아 1만대 가까이가 팔려 나갔다. 지금 '뉴 SM5'를 계약하더라도 출고까지 3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뉴 SM3'와 '뉴 SM5' 등 르노삼성의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 부산공장을 찾아갔다.

◆ 뉴 SM3·뉴 SM5 대박행진에 부산공장 쉴새 없어

지난 23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예상대로 지난해 7월 출시한 '뉴 SM3'와 지난달 출시한 '뉴 SM5'의 대박행진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뚜~뚜~하는 소리와 함께 컨베이어 벨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침 점심식사를 마치고 조립라인 작업에 들어가는 직원들은 젊고 생기가 넘쳐 보였다.

르노삼성 생산1본부 이기인 상무는 "지금 부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생산인력의 평균나이는 30대 초반에 불과하다"며 "1998년 삼성자동차로 처음 시작 할 때부터 경쟁사로부터의 인력 충원이라는 손쉬운 방법 대신, 직업훈련생을 직접 뽑아 일본 닛산에 연수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품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는 10년이 채 안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 단지 4개 차종만으로 내수시장에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이라고도 느껴졌다.

자동차들은 철판이 프레스된 뒤 도장→조립→테스트 등의 순서로 공장 바닥에 설치된 자동이동라인을 따라 차례차례 물 흐르듯 흐르고 있었다.

생산차종은 '뉴 SM5'와 '뉴 SM3' 등이 주류를 이뤘지만, 기존 SM5와 SM3도 생산되고 있었고, 수출용 차량으로 르노 엠블럼의 콜레오스(QM5)나 닛산 엠블럼의 서니(SM3)의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차종을 한 곳에서 생산하는 '혼류(混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 혼류(混流)생산 방식 시장에 탄력적 대응...불황에 빛 발해

혼류생산은 한 개의 생산라인에서 2개 이상의 차종을 동시에 만드는 시스템을 말한다. 르노삼성은 최대 8개 차종까지 혼류 생산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이 혼류생산을 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많다. 먼저 수요에 따라 유연하면서도 탄력 있게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호황은 물론 불황 때도 적절한 생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당시 여타 완성차 업체들은 불황으로 공장 라인이 중단되고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르노삼성은 이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위기를 큰 무리 없이 극복했다.

또한 이런 혼류생산 방식은 공장 가동률, 인력 배치 효율성, 재고 관리 등에도 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제위기에 경쟁요인으로 떠올랐다.

한편 이런 방식으로 인해 생산라인의 직원들은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강도는 타사보다 상당히 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보고 홍보사원의 설명을 들어보니 회사의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배여 있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세기 마지막 지어진 공장'이라는 타이틀만큼, 자연채광을 실현한 공장설계, 직원들의 심리적 요인까지 고려한 밝고 부드러운 컬러들, 작업자들의 활동 반경 내에 자동으로 조립부품을 조립하는 시스템 등 직원들은 편안한 자기 위치에서 맡은 임무를 할 수 있게끔 돼 있었다.

◆ 자연채광, 밝은 컬러 등 직원 심리 고려한 공장 설계

생산라인으로 내려서니 땀 냄새가 물씬 풍겨져 왔다. 입사 10년째라는 한 생산 직원은 "밀려오는 예약 물량을 맞추기 위해 시간당 생산 대수를 최근 늘리면서 생산 능률을 올리고 있다"며 "공장가동률이 98%로 사실상 100%나 마찬가지이며 계속 주문이 늘어 정신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45대에 불과했던 시간당 생산량은 현재 60대까지 올라간 상태다. 또한 지난해 르노삼성은 창사 이래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 2월에도 내수에서 1만3531대, 수출에서 6184대 등 총 1만9715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89.4% 증가했다.

현재 부산공장은 기본적으로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1교대 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2교대 조는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작업에 투입된다. 여기에 지난해 5월부터는 각 교대조가 잔업 1시간씩 매일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주말특근도 하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사원대표위원회와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이번 3월초 주야간 2시간 잔업과 주말 8시간 특근에 이어, 중순부터는 주야간 3시간 잔업과 주말 9시간 특근(1시간 잔업 포함)까지 확대해 생산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3월 한 달 동안, 출범 이래 최대 월별 생산규모인 2만4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 시간당 60대 생산...연장근무에 주말특근까지

또한 현재 검토하고 있는 3교대가 도입되면 연 30만대 생산체제도 가능하다.

하지만 생산량이 늘었다고 해서 품질관리가 느슨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부산공장은 결함을 발견하는 즉시 라인을 세우는 '라인스톱제'와 작업자로부터 검사원에 이르기까지 5단계로 품질을 확인하는 '5중 품질체계' 등을 시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왜 수년간 품질경쟁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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