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뛰어든 '태양광산업' 햇볕 들까?

입력 2010-03-0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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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해외 특수로 '활기'…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시장 관망'

태양광발전이 녹색성장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으면서 작년 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침체를 겪었던 폴리실리콘, 태양전지 등 관련 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LG·한화·현대중공업·KCC 등 대기업들이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을 주의깊게 들여다 보면 속사정이 다르다. 원가 개선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독일 등 해외주문이 폭주해 활기를 띈 태양전지부문과 반대로 폴리실리콘 부문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회복이 쉽지 않아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성홀딩스·STX솔라 등 국내 태양전지업계가 해외주문이 몰려들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작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투자가 미뤄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고 정반대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분위기가 작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1,2월 주문 물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태양전지 수요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독일의 태양광 발전차액 지원금 축소를 꼽고 있다. 독일 정부가 5월부터 태양광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태양광 발전차액을 줄인 예정인 만큼,현지 사업자들이 서둘러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중국, 인도 등 각국 정부가 잇달아 태양광 발전 육성책을 내놓고 있어 당분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포톤컨설팅은 올해 선진국들의 태양광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세계 태양광시장 규모가 135조여원(설치용량 23.3GW)으로 2007년(27조여원, 3.9GW)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이같은 호황에 힘입어 당분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 하락으로 국내 태양전지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광변환 효율이 높아져 기술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양광발전 시장조사 기관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제 태양전지 가격은 와트(W)당 작년 10월말 이후 평균 1.25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장기계약 물량 기준)은 작년 말 ㎏당 60달러대에서 4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원가 개선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것이다.

다만 삼성·LG·한화 등 대기업들이 태양전지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국내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120㎿급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한화석유화학도 지난 1월 30㎿ 공장의 양산체제를 갖췄다.

삼성은 최근 18~19%대의 광변환효율(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을 갖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공개하는 등 시장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같은 태양전지 시장 회복세에 태양전지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웨이퍼 100㎿, 잉곳 200㎿를 생산한 네오세미테크는 내년까지 웨이퍼 100㎿, 잉곳 300㎿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생산능력이 500㎿였던 넥솔론은 올해까지 350㎿, 내년까지 150㎿를 추가 증설해 1GW어치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50㎿보다 8배가 많은 400㎿ 증설을 2012년까지 계획하고 있다.

SKC솔믹스도 실리콘웨이퍼사업에 327억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평택공장에 50㎿ 규모의 생산라인을 완공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는 200㎿ 이상의 생산 규모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공급 과잉으로 OCI 등 폴리실리콘 업계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KCC 등 주요 기업들의 생산시설 가동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좀처럼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단기계약(스폿) 물량 가격은 지난 2008년 10월 ㎏당 300달러대에서 작년 10월 80달러대로 급락했으며 올해 1월 평균 57달러로 급락했다. 태양전지 업체들이 주로 쓰는 장기계약 물량 가격도 2008년 10월 ㎏당 80달러대에서 작년 10월 60달러대로 하락하는데 이어 최근엔 4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하락폭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뚜렷한 전환점이 없어 내년 이후에나 폴리실리콘 가격이 본격 상승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최근 한국실리콘, KCC 등이 폴리실리콘 공장을 상업가동 하면서 공급 물량이 더욱 증가, 공급과잉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올해만해도 KCC가 지난달 24일 서산 대죽산업단지에 연산 6000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해 상업생산에 돌입했으며 한국실리콘도 지난달 2일 3200t 규모로 상업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세계 태양광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요 업체들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2만8000t 공급 초과를 보였던 수급이 올해는 5만5000t, 2011년에는 7만5000t 그리고 2012년에는 8만5000t에 이르는 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P모간도 "폴리실리콘 공급 증가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초과 공급 상태가 앞으로 2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저품질제품을 생산하던 중국 군소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퇴출되는 등 구조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부족한 한계업체들의 퇴출되는 구조조정이 1~2년 내에 폴리실리콘에서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OCI 등 초고순도 생산업체에게는 예외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산업의 지속성과 생산업체들의 수익성 향상 및 안정화를 위해서 필요한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참여로 태양전지 사업 뿐만 아니라 폴리실리콘 사업 참여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효율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실리콘의 순도가 높아질수록 태양전지의 광변환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태양전지 업체들은 고순도의 폴리실리콘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태양광 발전 사업자 역시 높은 광변환효율의 태양전지를 사용해야만 적은 비용으로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시장이 효율 경쟁이 본격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과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시장 참여로 인해 기업들은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냐 대량 생산을 할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면서 "최근 시장의 트랜드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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