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업계, 4분기 실적 전망 '희비교차'

입력 2009-11-02 17: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3분기 정유 '울상', 석유화학 '잔치집'…4분기 정유 '개선', 석유화학 '둔화' 전망

주요 상장기업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은 3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진 반면 원유 정제 등 석유사업이 중심이 된 정유사들은 실적 악화에 울상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 실적 전망을 놓고는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점차 개선되고 계절적 수요가 증가해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 및 중동지역의 신증설 물량 증대 등으로 인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잔칫집' 분위기다.

LG화학은 3분기에도 매출액 4조3643억원, 영업이익 7299억원, 순이익 5430억원 등의 경영실적을 올리면서 '깜짝 실적'을 이어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영업이익은 75.3%, 순이익은 82.8%가 각각 증가해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8775억원, 1조298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유가상승에 따른 가격강세로 나프타분해(NCC)·폴리올레핀(PO)사업의 이익 증가와 수요회복에 따른 폴리염화비닐(PVC) 사업의 실적 개선,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한 합성수지(ABS)·아크릴·가소제 사업의 수익성 지속 등에 따른 것이라는 게 LG화학측의 설명이다.

호남석유화학는 중국 시장 호조 등에 힙입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1조65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6% 급증했다. 이는 주력 분야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제품의 중국 수요가 견조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옛 동양제철화학)도 3분기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6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517억원으로 35.3%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18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 65.9%나 늘어나 회복세를보이고 있다.

이달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화석유화학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2분기 못지않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KTB투자증권은 "한화석화의 3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다소 하회할 수 있지만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정유업체는 2분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3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진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실적을 뒷바침하던 화학사업 부문도 제품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유사의 속앓이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SK에너지는 3분기 영업이익이 8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9% 감소했다. 매출액도 9조12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46% 줄어든 252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및 윤활유 사업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을 뿐 SK에너지의 규모로 봤을 때 사실상 적자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앞서 정유사 첫 테이프를 끊은 에쓰오일은 3분기 영업손실이 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도 4조71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67억원으로 55.5%나 감소했다.

이달 중순쯤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GS칼텍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분기에 매출 6조120억원, 영업이익 1984억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이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다른 정유사와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3분기 실적과 다르게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깜짝 실적'을 이어오던 석유화학기업들은 4분기 실적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정유사들은 실적이 다소 개선되면서 '불화늪'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기업들의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증국과 중동 등의 석유화학업체들이 그동안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주춤했던 석유화학 설비 신증설을 끝내고 대규모 물량공세를 본격화학고 있어 이르면 4분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까지 실적 호조세가 이어졌지만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연된 중동의 대규모 신규 설비들이 가동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시황 하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석유화학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범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들은 타격이 크지만 차별화된 제품 생산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범용 제품(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의 원료)의 비중을 축소하고 차별화제품의 비중을 늘리지 않는 국내 업체들은 5년내, 길어도 10년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정유업계는 4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가 현실화됐던 3분기보다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른 경유 수요 증대와 계절적 요인에 따른 난방유 수요 증가로 아시아 지역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에너지 관계자도 "정제마진 등 석유사업 시황 악화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9월말, 10월초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제마진이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하고 있어 4분기에는 다소 개선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 릴라이언스 등 정유공장 증설에 따른 신규 물량이 늘어나지만 유럽, 미국 등의 정유공장이 셧다운한 곳도 있는 만큼 물량 측면에서의 악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4분기에 이어 내년엔 이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내년엔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석유화학사업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약세를 보였던 정유업체는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반면 석유화학업체 실적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9일부터 즉각 켠다…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싫어하는 이유 [해시태그]
  • [위기의 빈 살만] ① 네옴시티, 신기루인가...끊이지 않는 잡음
  • LTE 요금제, ‘중간’이 없다…같은 요금에 5G 6GBㆍLTE 250MB 데이터 제공
  • ‘20살’ 종부세 개편 초읽기…"양도·취득세까지 대개조 나서야" [불붙은 부동산세제 개편①]
  • 손실흡수능력 저하에 ‘자금수혈’ 나선 모기업…기댈 곳 없는 중ㆍ소형 저축은행 어쩌나
  • 대북 확성기 방송의 선곡은…BTS와 볼빨간 사춘기
  •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여동생이 올린 글…판결문 공개 원치 않는다
  • 엔비디아 시총 ‘3조 달러’ 쾌거에…젠슨 황 세계 10위 부자 ‘눈앞’
  • 오늘의 상승종목

  • 06.10 09:5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720,000
    • -0.36%
    • 이더리움
    • 5,188,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665,500
    • -0.15%
    • 리플
    • 700
    • +0%
    • 솔라나
    • 226,100
    • +1.07%
    • 에이다
    • 621
    • +0.49%
    • 이오스
    • 995
    • +0%
    • 트론
    • 164
    • +1.23%
    • 스텔라루멘
    • 140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79,700
    • -0.25%
    • 체인링크
    • 22,790
    • +0.75%
    • 샌드박스
    • 589
    • +1.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