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고용하면 최대 2척 한시적 허용
80여년 만에 美 해군 조선소도 신설
'美투자기업 해외 조선소' 건조에 눈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선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무엇보다 미국 조선산업에 투자한 외국 조선기업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모기업의 '해외 조선소'에서 최대 2척의 선박을 한시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우리 조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팩트시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양 산업 기반의 역량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잠수함과 항공모함 수리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해군 조선소도 신설한다. 계획이 실행되면 8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새 해군 조선소가 들어서게 된다. 이 밖에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잠수함 프로그램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보관하고 수리·재정비할 수 있는 별도의 ‘부품 수리 센터’도 설립한다.
특히 외국 조선기업에 대한 한시적인 해외 건조 허용이 관심을 모았다. 외국 조선기업이 미국 조선소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내 고용을 창출하는 한편 미국인 인력을 양성할 경우, 해당 기업의 모기업 조선소에서 최대 2척의 선박을 한시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내 생산시설이 충분히 확충될 때까지 선박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추가 선박은 현대화된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미 해안경비대의 쇄빙선 사업에 적용했던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미국 조선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급한 물량은 해외 조선소에서 먼저 건조하되 외국 조선사의 미국 내 투자와 인력 양성을 유도하고, 이후 후속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담당하는 해군해상체계사령부(NAVSEA)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검토와 개혁, 조직 재편을 추진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는 해양·산업 역량을 담당하는 조직도 신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의 해양 지배력을 회복하고 경제·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당시 행정명령을 구체화한 것으로, NAVSEA 조직 개편 역시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미국 해군 함정 건조가 지나치게 복잡한 설계와 반복적인 설계 변경으로 비용 증가와 납기 지연, 사업 취소 등을 겪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제한된 생산능력과 경쟁 부재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미 해군의 6개 주요 함정 건조 프로그램에서 건조 물량이 적체돼 있다. 상업용 조선 분야 역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군용 함정뿐 아니라 상업용 선박 건조 능력을 확대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동맹국과의 조선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의회 합동연설에서 “상업용 선박 건조와 군용 함정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레이건 행정부 이후 최대 규모의 해군력 증강을 지시하고 잠수함과 구축함, 항공모함 등 주요 함정 확보를 확대했다. 미 해안경비대에도 사상 최대 수준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팩트시트를 통해 “미국 조선 산업 기반 자체가 위축된 데다 관련 공급업체까지 감소하면서 선박 건조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 상승도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가 비용 증가와 선박 인도 지연, 일부 사업의 취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