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금융사업 육성 프로젝트 물밑작업 활발

입력 2009-10-12 15: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그룹 역량에 맞는 금융업 몸집 키우기… 금산분리 완화 기조에 맞춰 사전작업

SK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 동안 그룹내 사각지대였던 증권,카드 등 금융업을 강화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핵심축으로 자리잡은 에너지와 통신업에 비해 관련업계에서 금융업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SK그룹의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와 시장에서는 SK그룹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는 만큼 아직까지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기존 SK에너지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나뉜 2개축에 금융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행보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SK그룹의 금융자회사인 SK증권은 리서치센터를 확대·개편해 향후 2년내 리서치센터 업계내 5위 안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영입해 기관 및 개인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정보통신 분야에서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SK증권은 지난 10월초에 대신증권 출신 이동섭씨를 비롯해 베스트 애널리스트 7명을 영입해 리서치센터 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또한 기존 애널리스트는 희망에 따라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제도를 강화해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그동안 SK증권은 업종내 20위권에 턱걸이 할 정도로 비중이 약했다.

재계 관계자는 "SK증권의 경우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다"면서 "이번 리서치센터 강화는 업종내 비중 확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SK그룹이 기존 SK증권에 추가로 인수·합병(M&A)를 통한 증권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SK텔레콤을 통한 카드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업 확대의 최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금융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존 SK증권의 몸집을 불리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M&A를 통한 증권업 확대 방안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잇따라 정부의 고위급 금융전문가나 경제통 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SK그룹은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중이던 박영춘 전 금융위원회 국장을 전격 스카우트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SK㈜에서 업무를 시작한 박 전 국장은 금융위 주요 보직인 금융정책과장 등을 거친 '금융통(通)'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SK그룹이 금융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SK그룹의 경우 지난 2007년 7월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인해 SK증권을 매각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규제를 완화할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어 그 불씨를 살린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그동안 그룹내 핵심사업이었던 SK에너지와 SK텔레콤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그룹 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그룹은 에너지와 통신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고객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카드사업에 진출할 경우 단시일 내에 카드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직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 SK그룹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된지 1년이 되도록 제자리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아직 어떠한 것도 결정되지 않은데다 특혜 의혹 등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SK그룹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05,000
    • +0.93%
    • 이더리움
    • 5,267,000
    • -0.9%
    • 비트코인 캐시
    • 649,000
    • +0.31%
    • 리플
    • 722
    • -0.41%
    • 솔라나
    • 228,200
    • -1.38%
    • 에이다
    • 628
    • -0.63%
    • 이오스
    • 1,127
    • -1.23%
    • 트론
    • 158
    • -1.86%
    • 스텔라루멘
    • 147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850
    • -0.76%
    • 체인링크
    • 25,000
    • -3.18%
    • 샌드박스
    • 635
    • +1.2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