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호 첫 시험대는 재정…공약, '질'로 다시 짠다

입력 2026-06-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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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예산의 질로 승부"…세수 절벽·불교부단체, 이중변수 직면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민선 9기 도정 준비가 출범 초입부터 재정이라는 현실 변수와 맞닥뜨렸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는 경기도 재정 상황이 예상보다 녹록지 않다고 공식 진단하고, 공약 이행 기준을 예산 규모보다 예산의 질과 정책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1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당선인의 경기도지사직 준비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경기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전 김태년 준비위원장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선 9기 도정 준비 방향과 재정 대응 구상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은 재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예상보다 녹록지 않다"며 "예산의 규모가 아닌 예산의 질로 승부할 것이며, 재정의 한계를 혁신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약을 단순 나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제한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가르는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으로 세수 부족을 꼽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광역지자체 세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와 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이 줄면서 세입 기반이 흔들렸다는 판단이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이지만, 부동산 거래 위축에 따른 세입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정 메시지는 민선 8기와의 선 긋기보다 도정 연속성 위의 재정렬에 맞춰졌다.

김 위원장은 준비위원회라는 명칭에 대해 "김동연 도지사가 이룬 성과와 도정의 연속성을 존중하면서 그 위에 추미애 도지사 당선인의 새로운 비전을 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도정 성과를 이어가되, 민선 9기 공약은 재정 여건에 맞춰 실행 순서와 방식을 다시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경기도가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라는 점도 재정 협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은 추 당선인이 중앙정부에 경기도를 불교부단체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재정 여건과 형평성을 감안하면 중앙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경기도 재정 해법이 도 내부 예산 조정만으로 끝나지 않고 중앙정부 협의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준비위원회 조직 구성도 이 같은 재정 대응과 연결된다. 준비위원회는 6개 분과, 15개 특별위원회, 3개 태스크포스(TF)와 도정자문단으로 구성됐다. 현역 국회의원과 민간 전문가, 일선 공무원 등이 분과와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많다는 것이 경기도의 큰 정치적 자산이며, 이 자산을 도정을 위해 크게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교통·주거·일자리·돌봄·안전·균형발전 등 경기도 핵심 과제가 도 자체 재원만으로 풀기 어려운 구조라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광역교통망·반도체 기반시설·공공의료·돌봄·북부권 발전 등은 국비 확보와 법령·제도 개선이 함께 필요한 분야다.

현역 국회의원 참여는 국회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력을 도정 설계 단계부터 끌어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현안도 재정과 속도의 문제로 제시됐다. 김 위원장은 반도체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 "반도체는 속도전이고, 국가대항전이며, 그 어떤 산업보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프라·인력·기업지원·제도 개선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만큼 준비위원회는 재정 여건 속에서 우선 투입 분야를 가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태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선 9기 경기도정 출범 청사진과 재정 대응 방향을 밝히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김태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선 9기 경기도정 출범 청사진과 재정 대응 방향을 밝히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도민 소통 방식도 간담회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준비위원회는 시민참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취임 후에도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논의하고 있다.

추 당선인의 공약인 간부회의 온라인 생중계도 소통 강화 방안으로 거론됐다. 재정 여건이 빠듯할수록 예산 우선순위에 대한 도민 설득과 참여 구조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준비위원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분과위원회별 실·국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출범식 직후 열린 1차 회의에서는 위원회 운영 방향과 핵심과제를 점검했고, 18일 기자간담회 직전 열린 2차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준비위원회는 다음 주 추 당선인 업무보고를 거쳐 6월30일 민선 9기 도정 비전을 담은 종합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교통·주거·일자리·돌봄·안전·균형발전 등 핵심 과제의 추진 순서와 재원 배분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준비위원장은 "단기 및 중·장기 공약이행 계획을 세우는 한편, 도민의 삶의 질과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규 정책을 발굴하는 등 현재 주어진 재정 상황에 맞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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