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응급실 의료진 검찰 송치에 “현실 외면한 무리한 처사”

입력 2026-06-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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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에서 응급실에 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의료진이 검찰에 송치된 것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검찰이 응급의료 현장의 현실을 면밀히 살펴 불기소 결정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응급실 의료진의 검찰 송치에 대해 ‘응급의료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유감을 표했다. 경찰은 2023년 3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학생이 응급실에 수용되지 못해 사망한 사건에서 당시 응급실에 근무했던 의료진 2명을 최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응급환자 수용은 응급실 의사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라며 “수술 가능 여부, 중환자실 병상, 배후 진료과 대응, 기존 응급환자 진료 상황 등이 모두 맞아야 안전한 수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경찰은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사후적 결과만을 근거로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결정을 내렸다”라며 “이는 현재의 응급의료 현실을 외면한 무리한 수사”라고 비판했다.

검찰에 송치된 의사 2명 중 1명은 당시 수련 과정에 있던 전공의로 알려졌다. 결정권이 없는 전공의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김 대변인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그리고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와 국회는 배후 진료 인프라 확충, 인력 확보방안 제시, 합리적 보상, 법적 보호장치 마련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협회는 최선을 다한 의료진에게 부당한 책임이 전가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뉴시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뉴시스)

한편 이날 의협은 탈모,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탈모 치료 급여화를 공약으로 언급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공론화를 거쳐 탈모 치료에 대한 급여 적용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환자의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라는 가장 시급한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 부족과 경영 악화로 인해 국민이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데,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분별한 급여화의 폐단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해당 시범사업은 시행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급여비 지출이 많이 증가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주로 경증질환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고 임상적 유효성, 안전성, 비용 효과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급여 확대 정책 추진에 앞서 건강보험 재정 영향과 정책 효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실시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과 우선순위에 따라 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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