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PB 가속화로 수익성 회복 조준
'실적 부진 용납 없다' 신동빈의 철저한 성과주의 반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하이마트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전양판업계의 시장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AI 쇼핑 서비스와 자체 브랜드(PB) 사업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새 대표의 리더십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야놀자 출신 김종윤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22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남창희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롯데하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을 꼽는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48억원을 기록했으며 총매출은 6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그룹의 식품·유통·화학·호텔 등 그룹 핵심 사업군의 1분기 영업이익은 7876억원으로 전년대비 18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쇼핑과 롯데웰푸드, 롯데GRS 등 주요 계열사들이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하이마트는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전양판업계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가전 교체 수요가 감소한 데다 제조사 직영 판매 확대와 온라인 채널 성장도 롯데하이마트로선 극복해야 할 난제다.
업계에선 신 회장이 외부 출신 전문가를 롯데하이마트의 새 수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김 내정자는 구글과 맥킨지앤드컴퍼니, 야놀자 등을 거치며 사업 전략과 신사업 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야놀자에선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사업책임자(CBO), 야놀자클라우드 대표 등을 맡아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이끌었다.
당장 김 내정자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고객 유입을 확대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AI와 PB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월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는 고객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상품 추천과 비교, 설명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향후 화상 상담과 매장 방문 예약 기능을 연계해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PB 브랜드 ‘플럭스’ 역시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이다. 1~2인 가구를 겨냥해 선보인 플럭스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증가율이 26%까지 확대됐다. 소형 주거공간에 적합한 제품 구성과 저소음·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롯데하이마트는 세탁기와 에어컨, 밥솥 등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플럭스 상품 전용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플럭스 매출 목표를 2000억원으로 잡고 국내 3대 가전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김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AI 서비스를 실제 구매 전환으로 연결하고 PB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경쟁력을 회복해 온라인으로 이동한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와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하이마트의 갑작스러운 인사를 신 회장의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반영된 대표 사례라고 본다. 신 회장은 올해 3월에도 실적 부진에 빠진 코리아세븐 대표를 전격 교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김대일 신임 대표를 수장에 앉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대표 교체를 계기로 사업 체질 개선과 성장 전략 재정립에 속도를 내, 신 회장의 성과주의에 적극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