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은 단기 차익실현 매물에 소폭 하락했지만, 중동 정세 완화 기대와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이어지면서 장기 성장 기대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17일 오전 8시 40분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7% 하락한 6만5704.65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0.4% 오른 1794.66달러, 바이낸스 코인은 1.7% 하락한 605.81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여타 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리플(-1.6%), 솔라나(-0.1%), 도지코인(-0.9%), 에이다(-3.2%), 모네로(-1.1%)는 하락한 반면 하이퍼리퀴드(+10.5%), 레인(+2.8%), 스텔라루멘(+2.5%), 밈코어(+7.9%) 등은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과 이란의 외교 협상에 쏠리고 있다. 양국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뷔트겐슈토크에서 양해각서(MOU) 서명을 앞두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제재 완화 이후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 자금 이동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CBS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합의상 의무를 이행해야 자금에 접근할 수 있으며, 재원은 미국 납세자가 아닌 걸프지역 연합이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란이 과거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해 온 전례가 있다. 미국 재무부는 2일 이란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노비텍스를 포함한 4개 플랫폼을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노비텍스는 올해 이란으로 유입된 가상자산의 절반 이상을 처리했으며,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은 과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비트코인으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은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약 2억4600만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가상자산 변동성을 활용한 신규 상품을 선보이며 기관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ETF(BITA)'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BITA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 지분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다. 연 15%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지만, 비트코인 가격 급등 시 상승 수익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다.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상품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장기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이어지고 있다.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현재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과 신용시장 등과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전통 금융권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공포·탐욕 지수는 22를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공포 심리가,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 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