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뱃길은 바로 안 뚫려…호르무즈 남은 24척 언제 나오나 [미·이란 종전]

입력 2026-06-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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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11일(현지시간)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다. (반다르아바스(이란)/AP연합뉴스)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11일(현지시간)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다. (반다르아바스(이란)/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종전 합의문에 서명하기로 했지만, 중동전쟁 장기화로 사실상 마비됐던 해상 물류가 곧바로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15일 기준 우리 선박 24척이 남아 있으며, 한국인 선원 137명(우리 선박 승선 103명 포함)이 승선하고 있다.

종전이 성사되면 가장 먼저 관심이 쏠리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선박들의 통항 재개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전략 요충지로, 이번 전쟁 과정에서 사실상 통항이 제한되면서 국제 물류망과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종전과 해운 정상화를 동일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선박들이 즉시 정상 운항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안전 문제가 남아 있다. 전쟁 기간 선박 공격 위험이 커졌고, 일부 해역에서는 기뢰와 항행장애물 제거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선사들은 종전 발표만으로 운항을 재개하기보다 실제 안전이 확보됐는지를 확인한 뒤 운항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선박 보험료도 변수다. 전쟁 기간 급등한 전쟁위험보험료는 선사들의 운항 부담을 크게 키웠다.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보험사들이 위험등급을 즉각 낮추지 않을 수 있어 운항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는 전쟁 장기화로 대기 중인 선박들이 몰려 있다. 이에 따라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한꺼번에 모든 선박이 통과하기는 어렵다. 선박들은 안전점검과 운항 허가 절차를 거쳐 차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관리 중인 우리 선박 24척도 단계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별 위치와 화물 종류, 목적지, 용선계약 조건 등이 달라 실제 통항 시점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종전 이후 수일 내 일부 선박의 이동이 가능하겠지만, 전체 선박이 안전 해역으로 벗어나는 데는 수 주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도 즉각적인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전쟁 기간 우회 항로 이용과 운항 지연이 이어졌다. 종전 이후에도 선박 적체 해소와 운임 안정, 보험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종전 자체가 갖는 의미는 크다. 해협 봉쇄 우려가 해소되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변동성이 완화되고 선사들의 운항 계획 수립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실제로 해운업계는 종전이 이뤄지면 중동 항로 운항 재개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물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쟁 이전과 동일한 선박들의 안전한 자유통항 보장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이란이 19일 체결하는 양해각서(MOU)에서 호르무즈해협 내 선박 통항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봐야지 운항 여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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