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자영업인데...” 매번 지원금 소외된 SSM[노트북 너머]

입력 2026-06-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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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호 생활문화부 기자
▲문현호 생활문화부 기자
정부가 지난달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시중에 풀린 지 한 달가량이 지났다. 반짝이지만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상공인 매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다. 기업형슈퍼마켓(SSM) 가맹점주들은 이번에도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정부는 이번 지원금의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으로 제한했다. 대형 유통업체보다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에게 소비가 흘러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금 사용처 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현재 SSM은 대기업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상당수가 가맹점이다. 점주가 직접 투자하고 매장을 운영하며 수익과 손실을 책임진다. 사실상 동네 슈퍼 자영업자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SSM 가맹점은 ‘대기업 업태’란 이유만으로 번번이 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됐다. 이미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역시 SSM에선 사용할 수 없었다.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제외된 것이다.

실제 SSM의 운영 형태를 보면 가맹점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0%대였던 SSM 가맹점 비중은 최근 50.7%까지 높아졌다. GS더프레시는 전체 589개 점포 중 479개가 가맹점으로, 비중이 81.3%에 달한다. 롯데슈퍼도 전체 331개 점포 중 139개가 가맹점이다. 이미 절반 이상이 자영업자 운영이다. 반면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빵집은 같은 가맹사업 구조임에도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은 10여 년 전 만들어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때문이다. 유통법에선 대형마트와 SSM을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묶어놨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 매월 두 차례 의무휴업도 적용한다. 온라인 쇼핑 급성장과 소비 패턴이 바뀌었지만, 규제의 틀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SSM 가맹점주로선 규제는 규제대로 받고, 소비 진작 정책에선 제외되는 ‘이중 부담’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골목상권 보호’라는 유통법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중요하다. 다만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선 현실을 반영한 정교한 기준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업태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은 정책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대기업 직영점과 가맹점, 대규모 점포와 영세 자영업자를 같은 잣대로 묶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정책은 명분만으론 힘을 잃는다. 시장 변화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때 비로소 효과를 낸다.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정책이 또 다른 소상공인을 소외시키고 있다면, 이제는 사용처 기준을 더욱 세밀하게 손질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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