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우발 충돌 방지·군사 신뢰 회복"
러우·중동전쟁에 "국제적 책임 다할것"

이재명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밖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남북 화해와 평화 메시지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26년 전 6월 15일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며 "오랜 적대와 긴장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협력, 교류와 왕래가 이어지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렸다"며 "지금도 그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비롯한 선제적 긴장 완화 조치를 추진해 왔다"며 "흡수통일이나 일방적 체제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며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미가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북한 비핵화 목표를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이 반발하자 한반도 긴장 완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미일한 3개국이 아무리 강변해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교전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며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북한은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서도 외무성 '10국 대변인' 담화를 내고 "서울 위정자들이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뤄나가려는 우리의 대적원칙은 불변하다"며 날을 세운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론하며 세계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갈등과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며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를, 불신이 있는 곳에 신뢰를, 분열이 있는 곳에 연대를 더하며 평화가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될 수 있도록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교황청을 향한 감사의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랜 세월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염원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한결같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교황청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레오 14세 교황과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을 각각 만나 한반도 평화와 국제사회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5월 레오 14세 교황 즉위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정상의 교황청 방문이다.



